새해 1월 1일부터 담뱃값이 일제히 2천 원 인상되는 가운데 소매점 담배 공급가도 함께 오르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KT＆G와 소매업계 등에 따르면 KT＆G는 담뱃값이 오르는 내년 1월 1일부터 전국 담배 소매점에 공급하는 가격도 함께 올리기로 했습니다.
기존에는 소매점의 경우 담배 소비자가격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10％의 마진율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공급가가 조정되면 저가담배(인상 전 2천 원)의 소매점 마진율은 7.5％로 떨어지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예컨대, 기존 2천 원짜리 담배가 4천 원에 팔리면 소매점 이윤은 182원에서 300원으로 조정됩니다.
기존 10％ 마진율로 계산했을 때 이윤이 350∼360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소매점 입장에서는 애초 예상보다 이득을 덜 남기게 되는 셈입니다.
중가담배(인상 전 2천500∼2천800원대)의 소매점 마진율 역시 9.5％로 조정됩니다.
고가담배(인상 전 3천 원 이상)는 현재의 마진율을 유지합니다.
KT＆G는 담뱃값 인상을 하루 앞둔 오늘(31일) 전국 담배 소매업체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냈습니다.
'담배 제세금 인상에 따른 소매점공급가 변경 안내'라는 제목의 이 공문에서 KT＆G는 "정부의 잎담배 농가 지원을 위한 기금 부과와 서민층 배려 차원에서 팔던 저가담배의 적자 폭을 일부 줄이고자 부득이하게 특정 제품의 공급가를 변경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매점에서는 '꼼수 인상'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저가담배만이 아닌 판매량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가담배의 마진율까지 건드린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대전의 한 편의점 업주는 "담뱃값이 오르면서 이윤은 자연스럽게 더 늘겠으나, 그 과실을 KT＆G에서 더 취하게 되는 것"이라며 "백번 양보하더라도 제일 많이 팔리는 가격대의 담배 마진율은 그대로 유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다른 슈퍼마켓 주인 역시 "판매점에서 더 뜯어낸 이윤을 KT＆G가 가져가는 구조"라며 "담배 가격이 오르면 판매량도 줄 것 같은데, 공급가까지 변경돼 씁쓸할 따름"이라고 푸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