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해외로 해외로…국내엔 신·증설 난색,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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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는 최근 부쩍 해외 생산공장 건설에 부쩍 속도를 내는 반면 국내 공장에서는 신·증설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중국 허베이성 창저우시와 중국 서부 충칭시에 각각 연산 30만 대 규모의 중국내 4번째, 5번째 공장을 신설하기로 최근 각 지방정부와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기아자동차 역시 현재 연산 30만 대 규모인 중국 둥펑 위에다기아 3공장의 생산능력을 내후년까지 45만 대로 늘린다는 계획 아래 현재 증설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기아차는 이에 앞서 지난 8월에도 멕시코 누에보 레온주 몬테레이 인근에 연산 30만 대 규모의 공장을 짓는 방안을 최종 확정해 발표하는 등 해외 공장의 생산능력 확충에 소매를 걷어붙인 상황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이처럼 현대·기아차가 국내공장 신·증설에는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는 대신 최근 적극적으로 해외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은 글로벌 생존과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서는 신규 시장 개척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대기업의 지나친 해외 진출로 국내 제조업이 공동화되고, 양질의 일자리가 해외로 전이된다는 부정적 기류가 일고 있으나 현대기아차로서는 해외생산 비중이 월등히 높은 글로벌 경쟁 업체와 겨루기 위해서는 해외생산을 더 늘릴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수요가 있는 곳에서 생산한다'는 기조 아래 자국 공장 규모를 축소하고, 해외 공장 규모를 키우고 있는 것이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의 흐름입니다.

현대기아차의 현재 해외생산 비중은 51%로 제너럴모터스(GM·79%), 닛산(75%), 혼다(72%), 폴크스바겐(70%), 도요타(60%) 등 경쟁 업체에 크게 못미칩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수요가 있는 곳에서 생산한다는 게 전세계 모든 자동차 업체의 기조"라며 "국내에서는 더 이상 투자해봤자 내수 수요를 늘릴 수 없는 반면 해외공장은 자동화 수준을 높여 신설함으로써 생산효율성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다. 업체 입장에서는 자꾸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연구위원은 "중국의 수입관세가 22.5%에 달하는 등 일반적으로 신흥시장은 수입 관세가 높아 국내에서 생산한 뒤 수출해서는 수지타산을 맞출 수 없다"며 "고용 파급력이 큰 대기업의 해외 진출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감수하고서라도 해외 생산능력을 키우는 게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국내에서의 신차 수요는 연간 130만 대 수준에서 답보 상태"라며 "수요가 늘지 않는 곳에 공장을 신·증설한 경우는 아마 글로벌 업체 가운데 우리가 유일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올해 초 GM이 호주 공장 폐쇄를 전격 결정하는 등 글로벌 주요 업체들이 수요가 정체 상태인 지역에서의 공장을 과감히 폐쇄하고 있는 반면 기아차의 경우 지난해 6월 광주공장 생산능력을 연산 50만 대에서 62만 대로 늘리는 등 자국 산업 보호와 일자리를 위해 글로벌 업체의 흐름과 거꾸로 간다는 항변입니다.

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가 향후에도 국내에서 생산능력을 확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항구 선임연구원은 "현대·기아차가 국내 생산공장을 신설하거나 증설할 수 있는 부분은 기껏해야 친환경차 분야 정도"라며 "정부에서 보조금 정책 등으로 전기차 등 친환경차 시장을 견인하고 있기 때문에 BMW나 일본 업체처럼 독자적인 전기차를 개발하는 방식으로 친환경차 라인을 국내에 새로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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