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에게 편지 쓴 미국 소년, 오바마 답장받고 '깜짝'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산타클로스에게 지역사회 안전을 선물로 달라고 편지를 써보냈던 미국의 13세 소년이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답장을 받아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29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시카고 남부 잉글우드 지역에 사는 흑인 소년 말릭 브라이언(13)은 지난달 비영리 자선단체 '디렉트 에펙트 체리티스'(DEC)가 주관한 '산타에게 편지쓰기' 행사에 참여하면서 '안전'을 선물로 요청했습니다.

잉글우드는 흑인 저소득층 밀집지역이자 총기폭력이 많은 곳으로 악명이 높습니다.

아이들이 집 밖에 나가 노는 것은 물론 차를 타지 않고 걸어 다니는 것조차 위험한 동네로 알려져 있습니다.

브라이언은 편지에 "나는 엄마, 2명의 누나와 함께 살고 있다. 외가 쪽으로 유일한 남자아이기도 하다"고 자기소개를 한 후 "내가 바라는 것은 '안전'뿐이다. 나는 안전하게 살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습니다.

DEC 미셸 디지아코모 대표는 "브라이언의 편지를 읽고 마음이 무너져내렸다. 매년 연말 8천500여 통의 편지를 받지만 이런 요구는 없었다"면서 "안전을 원하는 소년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 대통령이 이 편지를 읽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디지아코모 대표는 지역구 연방하원의원인 마이클 퀴글리(민주)에게 편지를 보내 협조를 구했고 퀴글리 의원은 보좌관들과 논의를 거쳐 백악관과 접촉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의 답장을 장담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말 브라이언에게 예기치 못했던 크리스마스 선물이 뒤늦게 도착했습니다.

백악관이 발송한 오바마 대통령의 편지였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브라이언에게 "네가 살고 있는 곳과 같은 지역사회를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너의 안전은 내가 대통령으로서 하는 어떤 일보다 우선이다. 담대한 마음으로 매일 열심히 공부하고 주변 사람들을 챙긴다면 네가 꿈꾸는 모든 일을 이룰 수 있다. 너를 응원하겠다"고 답했습니다.

브라이언은 "대통령의 편지가 안전 문제를 해결해 주지 못한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대통령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어 "이웃 친척집까지 걸어서 놀러다니고 집 밖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공놀이를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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