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한도 초과 주식' 속속 시장 매물로

NH투자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 거래소 지분 매각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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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증권사들이 인수·합병(M&A)을 하면서 법정한도를 초과해 보유하게된 한국거래소의 '주식'이 시장에 매물로 잇따라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비상장기업으로, 거래소의 회원사인 증권사들은 거래소 지분을 5% 이상 갖지 못하게 돼 있다.

증권사들은 내심 거래소가 내년 초 공공기관 지정에서 해제되는 경우 증시 상장을 추진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기를 바라고 있어 주목된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 지분 4.6%를 갖고 있는 우리투자증권과 2.9%를 보유한 NH농협증권은 두 회사간 합병으로 탄생하는 NH투자증권이 한도를 초과해 보유하게 된 2.5%의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도 아이엠투자증권을 흡수합병해 한도를 넘은 0.82%의 거래소 지분 매각에 나선다.

메리츠종금증권(2.9%)은 아이엠투자증권(2.92%)을 합병하면서 거래소 지분을 5.82%를 보유하게 됐다.

또 현대증권 등 10개 내외의 증권사가 현재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도 거래소 주식은 시장에 계속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거래소의 주식은 증권·선물회사 등 회원사 30여곳이 적게는 0.1%에서 많게는 5%까지 나눠 보유하고 있다.

거래소는 지난 5월 관련 규정을 고쳐 증권사 간 합병으로 보유 지분이 5%를 초과하면 회원사 외에 은행이나 보험사, 연기금, 외국계 기관 등의 '전문투자가'에도 주식을 팔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거래소 주식은 시장에서 인기를 끌지 못해 증권사들이 지분 매각에 애를 먹고 있다.

NH투자증권도 옛 NH농협증권이 보유하던 지분을 미국계 헤지펀드에 매각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으나 매각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NH투자증권의 고위 관계자는 "초과 지분을 매각하려고 해외 기관과 협상하고 있으나 기준을 충족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한 관계자도 "매각 대상 지분 규모가 0.82%로 상대적으로 작고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들 증권사는 6개월 내 한도 초과 거래소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증권사들은 여전히 거래소의 증시 상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상장 후 기업 가치가 오르면 매각 대상 지분도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정부가 방만경영이 개선됐다고 판단하면 지정 해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혀, 거래소는 이르면 내년 1월 말 회의에서 공공기관 지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들떠 있다.

거래소가 공공기관 지정에서 해제되면 자금 조달과 해외 진출, 기업 가치 증대 등을 위한 상장 작업이 다시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거래소는 2007년에도 증시 상장을 추진했다가 중단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거래소 주식이 비상장사 주식이어서 매수 주체가 선뜻 나서지 않는다"며 "거래소가 상장하면 지분을 보유한 증권사에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거래소가 상장되면 기업가치가 높아져 비싼 가격에 매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거래소의 주가는 상장 1년 만에 상장일 주가의 3.8배로 뛰었다.

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국내 유일한 증권 거래소의 가치를 높이려면 상장 작업은 필수"라며 "다만, 상장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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