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꾀어 다이아반지 2만 원에 산 나쁜 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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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결혼반지입니다. 제발 돌려주세요. 조용히 돌려주시면 죄는 묻지 않겠습니다."

경기도 의정부시 민락동 일대 버스 정류장에는 애타는 내용의 전단이 붙었습니다.

주부 A씨는 이달 초 7부짜리 다이아몬드 반지와 진주 반지가 없어진 것을 알았습니다.

집안을 온통 뒤졌지만 보이지 않았습니다.

반지 두 개를 합쳐 1천만 원 상당입니다.

한참만에, 초등학교 6학년생인 아들이 11월 중순 친구들에게 자랑하려 엄마의 반지를 들고 나간 것을 알게 됐습니다.

A씨의 추궁에 아들은 "잃어버렸다"고 거짓말을 했지만 금세 들통났습니다.

모르는 여성이 2만 원을 준다고 해 반지를 내줬다고 털어놨습니다.

아들은 제자리에 가져다 놓는 것을 잊고 반지를 가방에 넣고 다녔습니다.

지난 11월 19일 오후 7시 40분 학원이 있는 가능역에서 민락2지구로 오는 버스 안.

휴대전화 배터리를 교체하려고 가방을 연 아들은 반지를 발견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한 손에 반지를 들고 배터리를 계속 찾았습니다.

옆자리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여성이 접근했습니다.

"무슨 반지니"라고 묻자 아들은 퉁명스럽게 "왜요"라며 되물었습니다.

"맛있는 거 사줄 테니 반지를 달라"고 했고 "싫다"고 답했습니다.

이 여성이 포기하지 않고 다시 "2만 원을 준다"고 하자 결국 또래 아이들처럼 돈의 유혹에 넘어갔습니다.

A씨는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지난 8일 밤 집 주변 버스 정류장에 반지를 찾는 내용의 전단을 연락처와 함께 붙였습니다.

반지를 가져간 여성은 금오동 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승차했습니다.

또 청바지에 갈색 코트를 입고 어그부츠를 신고 있었던 것으로 아들은 기억했습니다.

A씨의 집 다음으로는 4개 정류장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지난 9일 A씨의 집에서 두 정류장 뒤에 붙였던 전단만 유독 떼어져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전단을 다시 붙였지만, 다음날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경찰에 진정서를 내 수사를 요청했습니다.

준사기죄가 성립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A씨는 "전단에 집 주소와 연락처를 남겼으니 우편함에 넣거나 발신자표시 없이 문자메시지를 주면 죄를 묻지 않겠다"며 "소중한 반지인 만큼 제발 돌려줬으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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