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전대 '박 대 문' 구도…비노는 고심 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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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0일 후보등록을 시작으로 막을 올리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차기 당권 레이스가 박지원 문재인 의원간 양강 구도로 짜여지는 흐름이다.

이들 두 사람과 함께 이른바 '빅3'로 꼽혔던 정세균 의원에 이어 비노(비노무현) 진영 사이에서 문 의원의 대항마로 거론되던 김부겸 전 의원이 후보등록 하루 전인 28일 끝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다.

이번 2·8 전대가 계파간 전면전으로 흐르는 가운데 김 전 의원의 출마 포기로 마땅한 유력주자 없이 구심점을 잃게 된 비노(비노무현) 진영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박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강한 야당, 통합 대표'를 내세워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특정계파가 독점한다면 당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당권-대권 분리론을 재차 끄집어낸 뒤 "꿩도 먹고 알도 먹어선 안 된다"며 문 의원에게 견제구를 날리며 '문재인 대세론' 차단을 시도했다.

문 의원도 2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이기는 혁신'을 키워드로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문 대 비문(비문재인)'으로 대변되는 계파 대결 프레임에 우려를 표명해온 문 의원은 출마선언문에서 공천제도 개혁을 통한 계파청산 방안 등을 밝히며 계파정치 해소 및 탕평에 대한 의지를 피력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날 공개 일정 없이 메시지 가다듬기에 주력했다.

이로써 이번 당권경쟁은 각각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으로, 호남과 영남을 대표하는 주자간 맞대결이 이뤄지게 됐다.

문 의원이 상대적으로 우세를 점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에 맞서는 비노 진영의 후보 단일화 여부와 막판 다크호스의 출현 여부, 출마를 접은 정세균 의원계의 표심향배 등이 판세에 영향을 끼칠 변수로 꼽힌다.

내년 1월7일 치러지는 컷오프(예비경선)에서 가려질 본선진출자 3인의 진용이 어떻게 짜여지느냐도 계파간 합종연횡 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무엇보다 김부겸 카드 무산으로 유력주자 옹립에 애를 먹고 있는 비노 진영의 향배가 캐스팅보트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빅3 동반 불출마론을 펴온 비노 성명파 인사들은 전날 김태일 영남대 교수를 '특사'로 파견, 김 전 의원의 출마를 유도하기 위한 설득을 시도했으나 결국 실패로 귀결된 상황이다.

일각에선 그 대안으로 박영선 전 원내대표도 거론되나 실제 도전 가능성은 불투명해 보인다.

또한 후보 단일화를 추진해온 김영환 박주선 김동철 의원 가운데 김동철 의원은 이날 "계파패권주의의 단단한 울타리를 넘을 수 없었다"며 출마 의사를 접었다.

비노 진영이 문 의원과 각을 세우며 비노 결집을 시도하고 있는 박지원 의원과 손을 잡을 가능성도 일부에서 제기되지만, 박 의원이 과거 '이-박(이해찬-박지원) 담합'으로 친노와 일시적으로 손을 잡았다는 점 때문에 비노측이 선뜻 박 의원쪽으로 단일대오를 형성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정중동 행보를 보여온 김한길 안철수 전 대표가 어떤 식으로 움직일지도 관심을 모으는 대목이다.

여기에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그룹을 대표하는 이인영 의원이나 영남의 유일한 3선인 조경태 의원이 내건 세대교체론이 반향을 일으킬지도 주목된다.

이 의원은 이날 성명에서 "이번 전대는 패배의 바이러스에 감염된 채 기득권에 안주해 과거에 머무를지, 변화와 혁신으로 국민 신뢰를 다시 얻을지 결정하는 선거"라며 "관행을 거부하는 이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대가 치열한 노선 경쟁이나 새로운 인물의 등장 없이 계파간 정면격돌로 치달으면서 감동이나 흥행 없이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당 안팎에서 고조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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