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 빈집털이 '팔자걸음' 때문에 2년 만에 덜미


서울 종로구 평창동과 강남구 논현동 일대 고급 주택가에서 활개치던 전과 13범 빈집털이가 특이한 걸음걸이 때문에 꼬리를 밟혀 거의 2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작년 2월 초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모두 13차례에 걸쳐 평창동과 논현동 일대 빈집에 들어가 1억1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상습절도)로 박모(47)씨를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주로 3층 이하의 저층을 골라 욕실이나 주방 창문을 뜯거나 가스배관을 타고 베란다 창문을 통해 집안에 들어가 범행했다.

빈집털이 특성상 지문 등 흔적이 남지 않았고, 박씨가 추적을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집에 두거나 현금을 지불하고 택시를 이용하는 등 용의주도함을 보여 수사는 난항을 겪었다.

경찰은 범행 장소 인근 폐쇄회로(CC)TV 상 용의자의 모습과 범행 수법 등의 단서와 족적 등을 비슷한 수법을 쓰는 전과자 1천270명과 대조해 포위망을 좁혀갔다.

특히 CCTV에 찍힌 박씨의 걸음걸이가 왼쪽 발끝을 바깥쪽으로 벌려 걷는 '팔자'인 점이 결정적 단서로 작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걸음걸이 분석 끝에 박씨를 붙잡았다.

조사 결과 박씨는 동종전과 13범으로, 같은 혐의로 작년 7월부터 약 1년간 수감 된 뒤 출소해 또 범행을 저질러 온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검거된 뒤 "기억을 잃었다"는 등 정신질환자 행세를 하며 범행을 부인했지만, 계속된 추궁 끝에 결국 고개를 떨궜다.

경찰은 박씨가 범행을 더 저질렀을 것으로 보고 여죄를 캐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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