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통진당 사태 선긋기' 속 진보주도권 모색


오프라인 대표 이미지 - SBS 뉴스

정의당이 통합진보당 해산 후 진보진영 재편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방안을 두고 고심에 빠졌다.

유일한 원내 진보정당이 된 정의당은 진보정치 전반에 대한 대중들의 불신을 수습하는 동시에 국민적 공감을 얻을 새로운 진보 의제를 찾아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우선 당 지도부는 통진당과 과거 한솥밥을 먹다 갈라선 점을 감안, 철저히 거리를 두며 '오해'를 불식시키려 애쓰고 있다.

천호선 대표는 최근 당원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두 당은 많은 차이가 있다. 특히 북한에 대한 태도는 많이 다르다"며 "우리는 북한의 인권문제를 분명히 제기할 것이며 3대 세습에도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초에는 유엔 측으로부터 북한인권조사와 관련한 얘기를 직접 들어보고, 탈북자들도 직접 만나보겠다"면서 "우리는 우리 당의 길을 가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의당은 당장 진보진영의 재편을 적극적으로 주장하지는 않고 있다.

자칫 통진당 해산에 편승해 정치적 이익을 도모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대신 해가 바뀌면 천 대표의 연두 기자회견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진보진영의 새 비전을 제시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당은 향후 노동·복지 등을 주요 어젠다로 제시하며 진보진영 재편의 이니셔티브를 쥔다는 복안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창당 이후 꾸준히 지향점으로 제시해온 '정의로운 복지국가의 건설'과 '21세기 한국형 사민주의 실현' 등을 계속 밀고간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담론이 대중에게 얼마나 참신하게 받아들여질지 불투명한 점이 당이 고민하는 대목이다.

윤희웅 민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정의당은 건강한 진보라는 이미지가 있어 통진당은 물론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이탈하는 지지층도 포용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민생, 경제민주화, 복지 등의 이슈를 거대 양당이 앞다퉈 흡수하는 상황에서 차별적인 의제를 찾아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독창적인 의제를 발굴하지 못한다면, 다시 새정치연합과의 연대에 의존하는 정당에 머무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시민사회계를 중심으로 신당 창당 움직임도 점차 활발해지고 있어, 자칫 정의당이 진보재편의 주도권을 다른 세력에 완전히 내주고 끌려다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새정치연합 정동영 상임고문이 신당에 합류할 경우에는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라며 "정의당이 존재감을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진보진영의 지지가 신당 쪽으로 급격히 기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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