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거꾸로' 간 개미…조선·정유·화학주에 몰려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 중 18개 하락


올해 주식시장에서도 '개미'들은 홀로 거꾸로 행보를 보이며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개인들이 올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중 절반가량이 낙폭이 컸던 조선·정유·화학주로 나타났으며, 올해 투자 수익률이 좋았던 해외 주식 펀드에서는 환매가 이어졌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올해(1월 2일~12월 26일) 개인 투자자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 중 18개 종목의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의 순매수 종목 1, 2위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으로 올해 주가 등락률은 각각 -53.7%와 -45.3%로 집계됐다.

이들과 함께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에는 대우조선해양(-44.9%), SK이노베이션(-40.0%), 한화케미칼(-43.2%), OCI(-57.7%), LG화학(-38.1%), 두산중공업(-30.4%), 현대미포조선(-60.1%) 등이 포함됐다.

이들 모두 올해 주가 하락폭이 가장 컸던 조선·화학·정유주다. 가장 많이 하락한 종목에 개인들의 매수세가 몰린 셈이다.

반대로 개인들이 팔아치운 종목은 줄줄이 올랐다. 개인 순매도 상위 20개 종목 중 16개가 올랐다. 개인들의 순매도 1위 종목인 SK하이닉스는 올해 들어 27.7% 올랐다. 

개인과 주로 반대 방향으로 투자한 외국인은 올 한해 비교적 선방했다.

외국인의 변함없는 순매수 1위 종목 삼성전자가 -1.5% 하락하긴 했지만, 그다음으로 많이 사들인 SK하이닉스(27.7%), 한국전력(23.6%) 등은 크게 오르는 등 순매수 상위 20개 중 절반 이상이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기관 역시 상위 순매수 20개 종목 중 3개만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며 박스권 장세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냈다.

특히 기관은 고평가 논란 속에서도 아모레퍼시픽을 네이버(1.7%), SK텔레콤(21.7%) 다음으로 많이 사들였는데, 올해 이 종목의 상승률은 124.5%에 달했다.

개미들이 사면 떨어지고, 팔면 오르는 머피의 법칙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올해 '체감 수익률'은 더 부정적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주식 시장 특징은 싼 종목이 더 떨어지고, 비싼 종목이 더 올랐다는 점"이라며 "개인은 아무래도 이익의 지속성보다 싼 가격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어 심리적으로 더 안 좋게 느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미들의 거꾸로 행보는 펀드시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올해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 증시는 강세를 나타냈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관련 해외 주식 펀드에서 자금을 빼내기 바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이 -5.13%를 나타냈지만, 해외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5.20%에 달했다. 특히 인도(38.6%), 중국(9.4%), 북미(13.2%) 등의 수익률이 우수했다.

그러나 수익률에 상관없이 거의 모든 유형의 해외 주식 펀드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올해 들어 해외 주식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3조6천88억원에 달했고, 이중 중국 펀드에서만 2조1천770억원이 이탈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투자자들은 수익 여부를 떠나 해외 주식 펀드에서 유출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며 "중국 펀드에 대한 트라우마로 미래 투자 기회를 놓친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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