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돈벼락' 맞은 홍콩인들 성탄절에 '쇠고랑'


홍콩 번화가 고속도로에서 '돈벼락'을 맞은 일부 시민이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돈을 챙겼다가 성탄절인 25일(현지시간) 쇠고랑을 찼습니다.

홍콩 경찰은 25일 까우룽씽에 사는 43세의 루이 모 씨와 청콴오에 사는 친구 리 모(36·여) 씨를 절도 혐의로 체포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루이 씨와 리 씨는 지난 24일 오후 택시를 타고 홍콩섬 완차이 글로스터 로드를 지나가다 도로 위에 흩어진 500 홍콩달러(약 7만 원) 짜리 지폐 수백 장을 발견했습니다.

이들은 택시 기사에게 얘기해 도로에 택시를 세우게 하고서 돈을 주운 뒤 신고하지 않은 채 집으로 돌아갔다가 이튿날 각자의 자택에서 체포됐습니다.

경찰은 이들의 집을 CCTV 조회와 택시 차량번호 추적으로 찾아냈으며 루이 씨의 집에서 16만 5천 홍콩 달러(약 2천300만 원)을 발견했습니다.

리 씨의 집은 추가 수색 중입니다.

루이 씨와 리 씨가 도로에서 주워간 돈은 이들이 탄 택시보다 몇 분 전 글로스터 로드를 주행한 영국계 보안업체 G4S 소속 현금수송 차량의 뒷문이 자동으로 열리면서 도로 위로 떨어진 1천523만 홍콩 달러(약 22억 원) 상당의 지폐 중 일부였습니다.

당시 근처를 지나던 다른 차량 운전자와 탑승자들이 도로에 흩어진 돈을 줍느라 차를 세우는 바람에 일대 교통이 마비됐으며, 엽총과 방탄조끼로 무장한 경찰이 돈을 회수하기 위해 출동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경찰은 시민 30명의 신고로 569만 홍콩 달러(약 8억 원) 가량을 회수했지만, 900만 홍콩 달러 이상이 아직 회수되지 않았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돈을 가져간 다른 이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어 추가 체포자가 생길 것"이라며 "지폐를 가져가면 절도죄로 최고 징역 10년형에 처할 수 있으므로 가능한 빨리 자진 신고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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