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매출액이 원화 강세와 스마트폰 판매 부진, 국제유가 하락의 '3중고'로 2분기 연속 줄어들었습니다.
매출액 감소율은 5년 3개월 만에 가장 컸고 영업이익률·순이익률 등 수익성도 나빠졌습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상장기업 경영분석'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업들의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감소했습니다.
매출액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지난 2009년 2분기의 마이너스 4.0%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상장기업 천519개와 주요 비상장기업 151개사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로, 주로 대기업의 경영 상황을 나타냅니다.
올해 2분기에도 2.9% 줄어든 기업들의 매출액은 3분기에 더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제조업 매출액은 작년 동기보다 5.2% 급감해 역시 5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습니다.
기업들의 매출액이 계속해서 뒷걸음질 치는 이유는 원화 강세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작년 3분기에 달러당 1,087원이었던 원·달러 평균환율은 올해 3분기 1,033.2원으로 5.0% 하락했습니다.
평균환율은 지난 2분기에도 11.8% 떨어졌습니다.
여기에다 스마트폰 판매 부진이 겹쳐 국내 대표업종인 전기·전자 매출액이 3분기 13.7% 급감했습니다.
IT업종 매출액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관련 통계가 나온 2003년 이후 처음입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국내에서 정제해 수출하는 석유제품 가격이 내려가자 석유·화학업종 매출액도 4.9% 감소했습니다.
기업들의 수익성도 나빠져 3분기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4.2%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포인트 낮아졌습니다.
스마트폰 판매 부진에 IT업종 영업이익률은 1년 전보다 3.3%포인트 하락한 5.8%에 그쳤습니다.
자동차업종은 원화 강세와 파업의 영향으로 영업이익률이 6.3%에서 3.7%로 떨어졌습니다.
과거 환율이 높을 때 원유를 사다가 쌓아뒀던 석유·화학 업종은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액 감소로 영업이익률이 3.4%에서 2.3%가 됐습니다.
저가 수주 등의 여파로 조선업의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 10.7%를 기록해 올해 상반기 마이너스 2,3%와 마이너스 5%에 이어 더 악화됐습니다.
기업들의 세전 순이익률도 4.6%에서 3.0%로 감소해 지난 2009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을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영업이익률 감소로 이자보상비율 또한 지난해 3분기 477.6%에서 올해 3분기 389.4%로 하락했습니다.
이자보상비율은 기업들이 영업 활동을 통해 창출한 수익으로 얼마만큼의 이자를 감당할 수 있는지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영업수익으로 이자를 감당 못하는 기업의 비율은 전체의 29.5%에서 30.5%로 증가했습니다.
투자를 꺼린 영향으로 기업들의 재무안정성은 좋아지고 있는데 94.3%였던 부채비율이 92.7%로 낮아졌고, 차입금의존도는 25.4%에서 25.2%로 떨어졌습니다.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업체당 현금 증가 규모는 1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0억 원 늘었으며, 현금흐름으로 부채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현금흐름보상 비율은 61%를 기록해 1년 만에 1%포인트 상승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