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박창근 교수 "4대강 조사결과, D학점 수준"

* 대담 : 가톨릭관동대 박창근 교수 (4대강 복원 범국민 대책위원회, 4대강 조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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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4대강 사업에 대해서 정부가 최종 조사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중립적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총리실 산하 4대강 사업 조사 평가위원회가 1년 4개월에 걸친 현장 조사 결과를 내놓은 건데요, 결론은 일정 부분, 성과도 있고 부작용도 있다는 겁니다. 다소 어중간한 결론이어서 이 조사 결과가 과연 논란을 끝낼 수 있을지 의문인데요, 시민사회단체에서 꾸준히 제기했던 일부 보의 누수현상을 인정했다는 점도 눈에 띄고 있습니다. 자, 구체적인 내용 전문가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4대강복원범국민대책위원회 4대강조사위원회 소속 가톨릭관동대 박창근 교수 전화 연결합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박창근 교수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일단 조사 평가가 잘 됐다고 보십니까?

▶ 박창근 교수

뭐 저는 그렇게 결론이 잘됐다고 보지 않습니다. 학점으로 따지자면 D 학점 정도.

▷ 한수진/사회자:

D학점이요? D학점이면 낙제에 가까운데요?

▶ 박창근 교수

네, 일단은 조사 결과에 대한 해석을 잘해야 하는데 문제제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결론을 왜곡해버렸거든요. 예를 들면 당초 4대강 사업으로 13억 톤의 물을 확보하겠다고 했는데 그 계획은 적절히 잘했다고 평가를 했습니다. 근데 4대강 사업으로 실제 사용 가능한 물은 1.3억 톤에 지나지 않거든요. 10분의 1 수준이죠. 그러면 13억 톤의 물을 확보하기 위해 각종 사업을 했는데 왜 물을 확보하지 못했는가를 밝혀야 하지 않습니까? 그 상당히 이거 문제가 있는 거죠. 그럼에도 4대강 사업에서 물 확보를 한 계획은 잘됐다고 평가를 하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수자원 확보는 효과가 있었다, 이렇게 평가를 했더라고요?

▶ 박창근 교수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참 황당한 발췌죠, 이런 식으로 큰 어떤 문제점에 대해서 발표를 했다는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홍수 감소 효과도 있었다, 이런 발표도 있었어요?

▶ 박창근 교수

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그리고요, 무엇보다도 이 점이 특히 관심이었는데 보에서 누수 현상이 확인되었다는 거죠, 그러니까 누수는 없다던 국토부의 이전 주장을 뒤엎는 내용이었는데, 일단 이 누수 현상이라는 게 어떤 건가요?

▶ 박창근 교수

아, 지금 현재 국토부가 말을 조금 바꿨죠, 당초 최종보고서 초안을 저희가 입수해서 보니까 거기 사진이라든지 이런 걸 보면 ‘파이핑(piping) 현상'입니다. (파이핑이란 보 상류의 물이 하천바닥으로 관통하면서 파이프 같은 물길을 만들고 보 본체 아래를 지나 보 하류의 물받이공(보 하류의 완충구조물)을 뚫고 솟구치는 현상이다. 이런 상태가 장기화하면 보가 붕괴될 수 있다)

그런데 파이핑 현상은 상당히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용출현상이라는 것으로 발표를 했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설명을 좀 해주세요. 교수님 파이핑 현상이 뭐죠?

▶ 박창근 교수

먼저 이 보가 있으면 상류와 하류의 수위 차가 있지 않습니까? 그럼 상류에는 높으니까 수압이 높겠죠, 그러면 상류에 있는 물이 보 밑에 있는 모래층을 통해서 하류로 나오는 현상을 우리가 파이핑 현상이라고 하거든요? 그런 현상이 보 9개를 조사를 했는데 그 중에 6개에서 이걸 확인을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누수가 생긴 거다?

▶ 박창근 교수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조사위에서는 여기에 대해서 분명한 입장을 밝히진 않은 거죠?

▶ 박창근 교수

최종 보고서 초안에는 그런 것들이 사진과 함께 용솟음이라는 표현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그렇군요. 근데 어쨌든 이 누수원인에 대해서는 조사위에서는 세부 조사를 더 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결론을 내렸더라고요?

▶ 박창근 교수

이미 조사위원회에서도 그것이 누수 현상이라는 것을 내부적으로는 인지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저희들이 볼 때는 국토부의 입김에 의해서 그 부분이 이제 좀 왜곡되지 않았나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누수현상으로 인해서 본체가 붕괴될 수도 있다, 그런 주장도 제기되지 않았습니까?

▶ 박창근 교수

음... 이게 파이핑 현상이 발생하면 보 밑에 있는 모래들이 쓸려 내려나가거든요. 그렇게 되면 보가 이제 말뚝에 의해서 지지되는, 그러니까 붕 떠 있는 상태가 되겠죠.

▷ 한수진/사회자:

네, 그렇게 되는 거죠.

▶ 박창근 교수

그렇게 되면 당장 무너지지 않지만 주저앉으면서 앞으로 쓰러지는 그런 현상이 발생할 수 있고 실제로 칠곡보에서 그러한 현상들 저희가 확인했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근데 조사평가위원회에서는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 이렇게 결론을 내렸어요?

▶ 박창근 교수

파이핑 현상이 발생하지 않으면 보의 안전성 문제는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거든요? 거꾸로 얘기하면 파이핑 현상이 발생하면 보의 안전에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지 않습니까? 그리고 지금 현재 콘크리트를 한꺼번에 치다보니까 콘크리트도 내부 균열이 발생해서 물이 흐르고 있고, 콘크리트 압축 강도를 낮게 설계했고 그렇게 시공했다고 했거든요. 그리고 구조물의 안전성을 평가할 수 있는 계측기를 설치하지 않아서 뭐가 뭔지 모르겠다고 얘기 했거든요. 그럼에도 평가위는 “보가 안전하다, 문제가 없다” 라고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요, 교수님 지금 또 보를 설치하는 이유가 홍수 예방 목적이 있었잖아요? 여기에 대해서는 조사 결과가 어떻게 되는 거죠?

▶ 박창근 교수

일단 홍수 예방 효과가 있다고 얘길 하면서 내용을 보면 상당히 좀 맞지 않는데요, 하층면 저지대에 홍수 피해를 줄였다는 얘길 하는데 그것도 홍수 위험도라는 표현을 씁니다. 근데 홍수 위험도라는 정의도 없고 그것이 감소했으면 어느 정도 감소했다는 내용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내용이 없다는 거죠.

그리고 하층면 저지대는 배수펌프장을 설치해서 홍수를 예방하거든요. 그런데 4대강 사업으로 보 건설과 대규모 저수로 인해서 그와 같은 효과는 발휘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잘못된 어떤 사례를 가지고 와서 홍수 예방 효과를 과대하게 포장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 그리고 또 보 위치 선정에 대한 자료가 없어서 왜 이곳에 보가 생겼는지 찾지 못했다고 했어요. 이건 좀 의아한데요?

▶ 박창근 교수

당초 한반도 대운하를 염두에 두고 설계를 하다보니까 그렇게 된 건데요, 물 확보라든지 홍수를 생각하면서 했더라면 그렇게 안 될 수 있었던 거죠. 그런데 국토부가 아마 옛날에 4대강 한반도 대운하 자료를 안줬거나 또는 그 자료를 받고 조사위가 제대로 평가하지 않고 그 대신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하니까 보 위치 선정에 대해서 아무런 자료가 없다, 거기 왜 세워졌는지 잘 모르겠다, 이런 내용이거든요. 그렇다보니까 저희들이 볼 때는 ‘아, 이것은 결국은 4대강 사업 자체가 운하 사업이었다, 당초에’ 라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라고 저희는 해석을 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그러니까 지금 이 4대강 사업이 당초 이명박 전 대통령이 추진하려고 했던 대운하 사업이냐, 이 물음이 또 상당히 중요한 물음이었는데요. 여기에 대해서는 이번 조사평가위원회는 답을 피한 거죠?

▶ 박창근 교수

답을 이렇게 애매하게 피했는데 행간의 뜻을 보면 그렇게 해석할 수 있다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자, 그리고요, 4대강이 수질 개선에 도움이 됐느냐, 이걸 두고도 논란이 많았지 않습니까?

▶ 박창근 교수

네. 지금 현재 낙동강의 경우에는 상류지역에서 수질이 개선되고 하류 지역에서 악화되었다고 얘기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저희들이 지난 7월 달에 현장 조사를 가보니까 대구 달성군에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중하류 지역이 되겠죠. 거기에 달성군에서 현수막을 하나 걸었는데, ‘수질 악화 및 악취 발생으로 낚시 금지한다’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이미 지자체에서는 하천관리를 하고 있죠, 실질적으로. 하천에 가보니까 수질 악화되어있고, 녹조 때문에 냄새가 고약하고 그렇기 때문에 주민의 안전상 낚시도 금지하는 그런 상황이거든요.

그러니까 뭐 멱을 감는다든지 이런 것은 도저히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수질이 악화된 거죠. 그리고 녹조가 대규모 발생했는데 녹조에는 독성물질이 포함되어 있다고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하천 바닥에는 시궁창 냄새가 나는 오염물질로 쌓여 있고 그리고 산소는 하천 바닥에는 거의 빈 산소 산태, 산소가 거의 없다는 거죠. 그렇다고 하면 이것은 시간이 지나면 더 수질이 악화될 것은 명약관화한데 이것도 좀 기준을 나름대로 애매하게 적용해가지고 그런 평가를 냈다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지금 한강, 낙동강, 금강의 수질은 대체로 개선되었다. 이렇게 밝혔는데 교수님께서 보기에는 이런 결론이 납득이 안 된단 말씀이시군요?

▶ 박창근 교수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전체적으로 이번 평가에 대해선 D학점, 굉장히 짠 학점을 주셨고, 뭔가 제대로 안 됐다는 말씀이신데 사실 조사위가 1년 4개월 동안 24억 원을 들여서 조사를 했다고 하잖아요? 근데 어떻습니까? 추가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보세요?

▶ 박창근 교수

지금 그 보고서에 보면 정부한테 제안하는 사항이 있는데 30여 개 정도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얘기했거든요. 뭐 대부분이 4대강 사업을 하기 전에 사전에 조사했어야 됐을 항목들입니다. 예를 들면 보 건설로 확보한 물의 활용 방안 연구를 해라, 이건 4대강 사업 전에 충분히 했어야 될 일이지 않습니까? 이렇게 확보를 해놓고 물의 사용처가 지금 없으니까 또 사용계획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거기에 대해서 활용 방안을 내서 연구해라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이것은 뭐 하긴 해야 되겠습니다만, 조금 문제가 있지 않나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다면 앞으로의 과제, 구체적으로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보세요?

▶ 박창근 교수

왜 4대강 사업으로 운하사업이 변질되었는가, 그리고 4대강 사업의 목적이 타당했는가, 그리고 국가재정법, 하천법, 환경영향평가법, 문화재법을 위반했는가, 그리고 계획, 시공, 유지 관리는 적절했는가, 그리고 보의 안전성, 특히 파이핑 현상 같은 경우에는 추후에도 조사해보겠다는, 해야 된다는 얘기거든요. 안전성 확보하고 있는가, 그리고 수질이 과연 발표대로 개선되어 졌는가, 이런 것들이 밝혀져야 될 문제라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과제가 굉장히 많군요, 근데 이번 조사평가위 조사 결과에 대해서 정치권의 평가도 엇갈리고 있어요, 새누리당은 “이것으로 정쟁은 끝내자. 충분히 된 것이다” 라는 것이고,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은 국정조사 하자고 하고 있는데, 교수님은 어떻게 보세요? 정치권이 해야 될 몫도 있다고 보세요?

▶ 박창근 교수

뭐 지금 4대강 사업으로 많은 국민들이 거기에 대한 문제점을 이렇게 인식하고 거기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된다고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번에 국무총리실에서 한 결과가 오히려 국민들의 의혹을 증폭시켰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행정부가 더 이상 4대강 사업에 대해서 객관적인 엄정한 평가를 내기에는 한계에 도달했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이 문제를 다시 꼼꼼하게 따져서 4대강 사업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해야 되고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책임자에 대한 문책도 필요하고 그 다음에 개선 방안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창근 교수

네,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가톨릭 관동대학교 박창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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