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라노킹 구입전쟁'…휴가내고 새벽에 줄서기까지

대형마트서 한정판매 행사…점포 문열자 마자 '완판'


오프라인 대표 이미지 - SBS 뉴스

대구에 사는 직장인 이모(42)씨는 지난 18일 하루 휴가를 냈습니다.

이유는 로봇 장난감 '파워레인저 다이노포스 DX티라노킹' 구입 때문입니다.

티라노킹이 갖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는 5살 아들은 크리스마스에 '산타 할아버지'가 꼭 티라노킹을 선물로 줄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기대에 부푼 아들을 위해 이 씨는 품귀 현상을 빚는 티라노킹을 구하려 갖가지 시도를 했으나 실패했습니다.

이 와중에 18일 대형마트에 물량이 풀린다는 소식을 듣고 아예 회사를 쉬고 티라노킹을 사러 가기로 했습니다.

그는 평소 출근할 때보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근처 대형마트에서 1시간 반을 기다린 끝에 오전 9시 점포가 문을 열자마자 고대하던 티라노킹을 손에 넣었습니다.

이 씨는 "장난감 하나 사려고 이게 뭐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면서도 "아들이 그토록 갖고 싶어하는 티라노킹을 구해 정말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이 씨처럼 아들을 둔 부모들이 티라노킹을 비롯해 프테라킹, 가브리볼버 등 파워레인저 다이노포스 시리즈를 사려고 새벽부터 전국 대형마트에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는 일제히 크리스마스 완구 행사를 시작했습니다.

행사의 핵심은 극심한 품귀 현상으로 그동안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었던 티라노킹 물량을 모처럼 대량으로 푼 것입니다.

이 때문에 서울 최저 기온이 영하 13도까지 떨어진 18일 새벽, 빠르게는 오전 4시부터 각 대형마트 앞에 부모들이 속속 모여 번호표를 받고 줄을 섰습니다.

구매 수량을 1인당 1개로 제한했는데도 이미 오전에 이마트 총 6천 점, 롯데마트 3만여 점 등 준비한 다이노포스 시리즈 물량이 모두 동났습니다.

고객 수요가 빗발치자 각 대형마트는 물량을 확보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어제(23일) 추가 물량을 풀었지만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마트는 전국 점포에서 티라노킹을 4천 개, 프테라킹과 가브리볼버를 각 100개씩 판매했으나 거의 판매 개시와 동시에 '완판'을 기록했습니다.

롯데마트에도 티라노킹 5천 개를 포함해 파워레인저 다이노포스 시리즈 총 1만여 개 물량이 쏟아졌지만 순식간에 동났습니다.

이 같은 '티라노킹 대란'이 일어난 것은 폭발적인 수요에 비해 공급량이 적기 때문입니다.

일본에서 올해 2월 다이노포스 방영이 끝나서 완구를 독점 생산하는 반다이사가 제품을 많이 만들지 않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올해 7월부터 파워레인저 다이노포스가 전파를 탔습니다.

이후 티라노킹 등 다이노포스 시리즈가 곧 완구 판매 상위권을 휩쓸었습니다.

대형마트들은 연중 최대 완구 성수기인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물량 확보에 나섰지만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달부터 매주 금∼일요일 전국 매장에 티라노킹을 700∼800개가량 공급했는데, 매장당 1주일에 5개가량만 입고된 셈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티라노킹의 정가는 7만5천 원인데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 거래가가 20만 원대 후반까지 치솟고 있습니다.

대형마트의 한 관계자는 "국내 공급을 맡은 반다이코리아도 물량을 들여오는 대로 다 푸는데 들어오는 물량 자체가 애초에 적다"며 "얼마 안 되는 물량을 확보할 때마다 각 점포에 소량으로 입고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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