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난 '칼피아', 국토부 만신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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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대한항공 봐주기' 논란에 이어 결국 '땅콩 회항' 사건의 조사관과 대한항공 임원의 유착관계가 드러나는 치명타를 맞았다.

김모 조사관이 이번 사건의 은폐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대한항공 객실 담당 여모 상무와 수십 차례 통화하는 등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이 24일 특별자체감사에서 밝혀졌기 때문이다.

조사관은 대한항공에서 15년간 근무한 객실승무원 출신으로 여 상무와 잘 알던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조사관 6명 가운데 항공안전감독관 2명이 대한항공 출신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조사의 공정성 논란이 일었지만 서승환 장관은 "공정성, 객관성은 전혀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자신 있게 단언할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국토부가 조사관을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검찰에 수사의뢰했으므로 검찰 수사에서 밝혀질 일이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서 장관의 말은 허언이 된 셈이다.

국토부는 조 전 부사장의 항로변경죄 등은 밝히지 못하고 폭언 사실만 확인해 검찰에 고발해 면피성 조사에 그쳤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처음부터 조사의 기본을 깡그리 무시해 편파조사 시비를 자초했다.

회사를 통해 박창진 사무장 등을 불렀으며 박 사무장을 조사할 때 여 상무를 19분간 동석시키긴 사실이 드러나자 결국 감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자체감사로는 대한항공을 봐주려 했다는 논란을 잠재우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회에서도 감사원이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으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참여연대 등도 잇따라 감사원 감사를 청구했다.

이번 일로 '칼피아'(KAL + 마피아) 논란이 제기됐다.

칼피아는 대한항공과 유착한 국토부 공무원을 일컫는 말이다.

국토부의 항공안전감독관과 운항자격심사관 등 27명 가운데 대한항공 출신은 21명이나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항공정책실 공무원 170명 중에서는 한국항공대(41명)를 비롯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이사장인 정석인하학원 산하 대학 출신은 46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감독관 등은 국제기준에 적합한 전문성이 필요하므로 항공사에서 뽑을 수밖에 없으며 대한항공이 규모가 크기 때문에 대한항공 출신이 많다고 국토부는 항변했지만 뒤늦게 특정회사 쏠림현상이 지나치다는 비판을 받아들이고 있다.

항공대 출신이 많은 것 역시 항공대가 항공분야에서 가장 오래된 대표적 교육기관이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지만 항공대 인맥끼리 유착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토부와 대한항공의 유착관계는 놀랄 일이 아니다"면서 "물밑에 있던 게 드러났을 뿐"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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