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서 채소 팔던 70대 할머니 살해·유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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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한 주택가에 버려진 여행용 가방 속에서 숨진 채 발견된 70대 할머니는 시장 한 모퉁이에서 조그맣게 자리를 펴 놓고 채소를 팔던 노인이었습니다.

인천 남동경찰서 등에 따르면 숨진 전모(71)씨는 결혼해 자식까지 둔 아들네 식구와 부평구에 있는 집에서 함께 살았습니다.

역시 결혼한 딸은 전 씨와 함께 살진 않았지만, 어머니와 같은 시장 한쪽에서 주류를 팔아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 씨는 지난 20일 오후 4시 딸에게 "잔칫집에 다녀오겠다"고 말하고 시장을 나선 뒤 귀가하지 않았습니다.

전 씨의 외박은 종종 있는 일이었기에 아들은 초반엔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그러나 이틀이 지나도 전 씨가 집에 들어오지 않자 아들은 어제(22일) 오후 1시 30분 경찰에 가출 신고를 했습니다.

신고 뒤 얼마 지나지 않은 어제 오후 3시 7분 전 씨는 남동구 간석동의 한 빌라 주차장 담벼락 밑 여행용 가방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전 씨의 시신에는 오른쪽 옆구리와 목 등 5군데를 흉기로 찔린 흔적이 있었고, 머리는 둔기로 맞아 일부 함몰된 상태였습니다.

경찰은 수법이 잔인한 점 등으로 미뤄 원한 관계에 따른 범행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습니다.

전 씨가 시장에서 조그맣게 장사를 했으나 재산이 없지는 않다는 주변인 등의 진술을 토대로 채무 관계에 의한 범행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시신 발견 장소 주변 폐쇄회로(CC)TV 동영상에는 건장한 남성이 모자와 장갑을 착용한 채 무거워 보이는 여행용 가방을 끌고 가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시장 상인, 유족을 비롯한 전 씨의 주변인을 대상으로 탐문 수사를 벌이고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하고 있으며, CCTV 속 남성과 비슷한 체격과 걸음걸이 를 한 이가 있는지도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전 씨가 평소 이동수단으로 버스를 이용했다는 유족 등의 진술을 바탕으로 전 씨가 소지하고 있던 버스카드로 사망 전 이동 경로를 추적하고 있습니다.

발견 당시 전 씨는 이 버스카드와 현금 40여만 원을 소지하고 있었으나 휴대전화는 없었습니다.

전 씨는 평소에도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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