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토막살인 박춘봉 검찰 송치…계획범행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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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팔달산 토막살인 사건은 치밀하게 짜인 '계획범죄'였던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습니다.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오늘(19일) 수사를 마무리하고 박춘봉(56·중국 국적)에게 살인, 사체손괴, 사체유기 등 혐의를 적용, 사건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박은 지난달 26일 오후 2시 21분부터 36분 사이 수원시 팔달구 매교동 전 주거지에서 동거녀 김모(48·중국 국적)씨를 목 졸라 살해한 뒤 27일 오전부터 28일 오후까지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 팔달산 등 5곳에 유기했습니다.

박은 지난 4월부터 동거해 온 김씨가 지난달 4일 자신과 다툰 뒤 짐을 싸서 집을 나가 만나주지 않자 앙심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동거생활을 하면서 둘은 생활비 지원 등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도 자주 다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박은 시신을 유기할 때 주로 도보를 이용했으며, 오목천동 야산에 머리 등을 유기할 때는 2차례 택시를 탔습니다.

사건 수사과정에서는 박이 미리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하고, 실행했다는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박은 지난달 25일 부동산 사무실 직원에게 "내일(26일) 저녁 만나서 방을 보자"고 약속을 정해놓은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지난달 11일 전 주거지 계약이 만료된 박은 한 달 연장을 해놓아 이달 11일까지 머물 수 있었지만 굳이 범행 당일 다른 월세방을 구한 것입니다.

경찰은 박이 26일 범행하기 위해 직장에 하루 휴가를 냈고, 김씨를 만나 전 주거지에 들어가자마자 10분여 만에 살해한 점 등으로 미뤄 범행 시점과 장소를 미리 계획한 살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범행 직후에는 부동산 사무실 직원을 만나, 시신을 훼손하기 쉽도록 화장실이 넓은 원룸을 단번에 가계약하고, 자신이 실제 머물 장소로는 수원역 주변 여인숙 '달방'을 마련하는 등 시신훼손도 철저히 계획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박은 조사과정에서도 자신이 유리한 방향으로만 진술하고, 계획적인 범행 여부 등 불리한 사항에 대해선 진술을 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확보된 증거를 토대로 사건을 보면 계획된 범행이라는 점이 입증된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지난 4일 오후 1시 3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 뒤편 팔달산 등산로 인근에서 장기 없는 상반신의 토막시신이 발견돼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경기청 2부장(경무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수사인력 100여 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구성한 경찰은 시신 발견지역 주변 등 CC(폐쇄회로)TV 70여 개에서 입수한 영상을 분석하는 한편, 공개수사로 전환해 시민 제보를 적극적으로 받았습니다.

아울러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연인원 5천600여 명을 동원해 수원 팔달산, 구도심, 수원천변 등 일대를 수색했습니다.

박에게 반지하방 계약을 중개한 부동산 사무실 관계자에게서 11일 결정적인 제보를 입수한 경찰은, 반지하방 안에서 시신이 담겨 있던 것과 똑같은 비닐봉지를 확인하고, 내부에서 좁쌀만한 혈흔이 두루마리 휴지에 묻어 있는 것을 발견, 정밀 감식에 들어갔습니다.

경찰은 박을 용의자로 특정하고, 의료기록을 조사해 모 병원에서 CCTV를 통해 박의 얼굴사진을 확보했습니다.

휴대전화 실시간 위치추적으로 박이 고등동 일원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추적하던 경찰은 11일 오후 11시 30분 고등동 한 모텔에 또 다른 중국동포 여성과 투숙하러 들어가던 박을 검거했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박의 반지하방에서 나온 혈흔과 인체조직의 DNA는 피해여성 김씨와 일치한다는 분석결과를 경찰에 통보했습니다.

경찰은 검찰이 기소할 때까지 수사본부를 유지한 채 수원서부경찰서 형사과 2개팀을 전담팀으로 하고 박의 행적조사를 계속할 방침입니다.

또 일부 박의 진술에만 의존한 부분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CCTV 영상분석과 통신수사, 교통카드 등 내역 등을 보강수사합니다.

특히 아직 수습하지 못한 시신 부위에 대해서도 계속해 탐문수사할 예정입니다.

경찰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외국인 범죄빈발지역에 대한 특별 방범활동을 강화한다는 계획도 내놓았습니다.

수원지검은 시신발견 직후인 지난 4일 형사3부 김용정 부장검사와 소속 평검사 등 5명을 구성원으로 하는 전담수사팀을 꾸려 사건에 대응해왔습니다.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박의 이번 범행에 대한 수사는 물론 과거 국내 행적부터, 추가 범행 여부까지 전방위적으로 보강 수사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원칙에 따라 철저히 수사해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검찰은 박의 신병을 인계받아 조사한 뒤 내달 6일 기소할 방침입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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