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외환시장이 급격한 금리 인상이라는 극약처방에도 불구, 공황 상태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폭락 행진을 거듭하며 신흥국의 금융시장 불안을 야기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 강화에 나서면서 러시아가 더욱 궁지에 몰려 국가부도 사태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제 러시아 중앙은행이 환율 방어를 위해 기준금리를 연 17.0%로 6.5%포인트 전격 인상했지만, 루블화 가치는 달러당 80.1루블로 9.8% 떨어져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가 70루블 안팎에서 거래됐습니다.
러시아의 주요 주가지수인 RTS는 12.3% 폭락했습니다.
러시아의 외환위기 우려로 신흥국 금융시장도 요동쳤습니다.
터키 리라화 가치는 장중 달러당 2.41리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고, 브라질 헤알화는 9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2.73헤알을 돌파했습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가치는 16년 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습니다.
저유가는 러시아뿐만 아니라 베네수엘라 같은 원유수출국의 채무 불이행 우려까지 낳고 있습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는 장중에 2009년 5월 이후 최저치인 배럴당 53.60달러까지 밀리기도 했습니다.
러시아 상가에는 화폐 가치가 더 떨어지기 전에 물건을 사려는 사람들이 몰렸고, 일부 러시아 은행은 달러화와 유로화를 사두려는 고객 때문에 현찰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세르게이 슈베초프 러시아 중앙은행 부총재는 "현재 상황이 1년 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처럼 금융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이 러시아 국영기업을 추가 제재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임에 따라 러시아가 사면초가에 빠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