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회사 차려 채용한 직원 등 25명 사기친 일당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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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경찰서는 유령회사를 차려놓고 20대 여성들을 비서로 채용한 뒤 거액을 뜯어낸 혐의로 32살 백모씨와 50살 박모씨를 구속하고 27살 배모씨를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백씨와 박씨는 지난해 4월 14일부터 지난 9월 18일까지 서울과 수도권, 경북 등지에서 채용한 직원과 지인 등 25명에게 대출을 받게 한 뒤 투자금 명목으로 1인당 많게는 1억 7천만 원까지 모두 8억 7천만 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조사결과 백씨 등은 투자자문회사를 빙자한 유령회사를 차린 뒤 아르바이트생 모집 공고를 냈고, 채용 뒤에는 한동안 잡무 등을 시켜 경계심을 무너뜨렸습니다.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대출을 받아 회사에 투자하면 이익금을 줄 뿐 아니라 추후 '통대환 대출'로 대출금을 대신 변제해주겠다고 속였습니다.

통대환 대출은 고금리 대출을 대신 갚아줘 신용등급을 올린 다음 은행에서 낮은 금리로 기존 대출금보다 많은 금액을 대출받게 한 뒤 갚아준 금액과 알선수수료 등을 받는 사채의 하나로 불법입니다.

하지만 백씨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2∼3개월에 한 차례씩 잠적한 뒤 다른 지역에 피해자 명의로 새 법인을 차렸습니다.

피해자 25명은 모두 20대이고, 이 가운데 24명은 여성입니다.

피해자 가운 상당수는 학자금과 성형비용, 생활자금 등으로 빚에 쪼들리던 상태였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백씨는 이사 행세를 하면서 외제차를 타고 고급 주점을 들락거리며 재력을 과시해 피해자들의 믿음을 얻었다"며 "그는 한 명문대 4학년생과 사귀자고 한 뒤 역시 투자금 명목으로 천8백만 원을 뜯어내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공범 박씨는 지난 2005년 경북 안동의 농협 지소장으로 일하면서 '청와대 비자금 세탁팀 사칭 사기'에 연루돼 66조 원을 이체한 혐의로 1년간 복역한 전력이 있습니다.

당시 박씨는 "금감위나 재경부에 취직시켜주고 사례금과 포상을 준다는 말에 혹해 범행에 가담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박씨는 이후 주식투자 사기 등으로 수차례 징역을 살았고, 지난 2010년 백씨를 같은 교도소에서 만나 이번 범행을 기획했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또 다른 공범인 배씨는 지난해 인천에서 백씨와 박씨에게 5천만 원을 사기당했지만, 신고하는 대신 다른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모집하는 등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백씨와 박씨는 가로챈 돈 대부분을 개인채무 변제와 도박, 유흥비로 탕진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알려지지 않은 피해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백씨 등을 추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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