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브리핑] 학교 컴퓨터 클릭하자…'수위 높은 음란물' 둥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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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시내 초·중·고교에서 사용하는 교육용 컴퓨터가 성인음란물 같은 유해매체에 무방비로 노출된 것으로 S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컴퓨터가 아니고요, 교육용 컴퓨터입니다. 정말 충격적인데 이 문제를 취재한 교육팀에 정혜진 기자에게 자세히 물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네, 안녕하세요.) 청소년들이 음란물에 무방비로 노출됐다. 이것 자체는 새삼스러운 건 아닌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사실 요즘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이나 PC방 같은 곳에서 음란물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건 많이 알려져있죠.

그런데 일부러 음란물을 찾으려고 한 것도 아닌데 성인물 같은 게 함께 검색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왜냐하면, 요즘 구글이나 네이버 같은 검색 엔진이 워낙 강력하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보면 할리우드 유명 영화에 나오는 유명 여배우 이름을 검색하면 이 사람들이 해킹당했던 노출 영상이나 사진들이 함께 검색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교육 당국이 적어도 학교 교육용 PC에서는 학생들을 유해 사이트나 유해 매체로부터 보호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노력이 무용지물이 된 현장을 저희 취재 결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앵커>

충격적인데요, PC방이야 그렇다 치고요, 학교에서도 취재해 봤더니 학교 컴퓨터도 청정 지대가 아니었다. 이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우선 화면 보면서 함께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보시는 건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 설치된 교육용 컴퓨터입니다.

음란물을 검색하자마자 곧바로 화면에 떠버립니다.

이게 참, 시청자 여러분들께 보여드릴 수가 없어서 모자이크 처리를 굉장히 진하게 할 수밖에 없는데요, 모자이크 때문에 많이 뭉개져서 잘 보이시지 않겠지만, 정말 수위가 높은 동영상들이 그대로 노출됐고요, 제가 9년 정도 취재를 했는데요, 기자로 취재하면서 이렇게 소위 야동이라는 걸 보면서 취재하게 될 줄 저도 잘 몰랐습니다.

<앵커>

저게 교육용 컴퓨터가 분명히 맞습니까? 믿어지지가 않은데, 좀 전에 교육 당국에서 유해물 차단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얘기를 했잖아요, 그런데 뭘 한 겁니까, 교육 당국은?

<기자>

네, 우선 서울시 교육청의 예를 말씀드리면요, 서울시 교육청은 3중으로 차단하고 있습니다.

1차적으로는 방금 보셨던 것처럼 학교에 있는 학교 PC 단말기 자체에 유해 사이트 차단 프로그램을 깔고 있고요, 2차적으로는 학교 전체 전산망, 그리고 3차적으로는 각 학교별에서 모이는 전체 전산망을 교육지원청 전산망에 모아서 전체 사이트에 대해서 유해 사이트 차단 시스템을 갖춰놓고 있는 겁니다.

다시 한 번 화면을 보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지금 보시는 게 1차로 학교 PC에 깔려 있는 유해물 차단 프로그램인데요, 이게 기능이 참 부실했습니다.

지금 화면을 보시면요, 컴퓨터 제어판이라는 걸 열면 시 교육청에서 설치한 차단 프로그램을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IT 전문가들은 이런 차단 프로그램 같은 경우는 제어판에서 삭제할 수 없도록 삭제 무력화 기능을 탑재해야 된다고 합니다.

쉽게 말씀을 드리면요, 이 프로그램이 제어판을 열었을 때 보이지 않아야 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잘 보이고, 누구든지 손쉽게 삭제할 수 있었던 겁니다.

<앵커>

학생들이 저걸 어떻게 알고 삭제했을까요?

<기자>

네, 이게 어른들 입장에서는 사실 인터넷이나 컴퓨터를 잘 모르지 않습니까?

그런데 학생들은 이게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거든요, 고등학생의 말을 한 번 같이 들어보시겠습니다.

[고등학생 : IP 우회하는 것도 있고, 아이들끼리 정보 공유하고….]

학생 말이 IP를 우회 접속한다. 이런 말을 했는데요, 이게 무슨 말이냐면 아까 말씀드렸던 프로그램 삭제하는 게 아니라 2차, 3차의 전산망의 보안을 뚫는 우회 접속 프로그램이라 게 있는데 그걸 학생들이 쓴다는 말입니다.

비유를 조금 해드릴게요, 학교에서 인터넷망을 일방도로로 깔아 놔서 한쪽 방향으로만 들어와야 되는 겁니다.

그런데 이 우회접속프로그램 같은 걸 설치를 하게 되면 육교 같은 게 생기는 겁니다.

그래서 일방도로를 피해 목적지로 갈 수 있게 되는 거죠.

워낙 IT 기술이 발달하다 보니까 검색 사이트에 물어보면 사실 이런 방법은 다 누가 쉽게 알 수 있는 겁니다.

<앵커>

뛰는 어른들 위에 나는 학생들 있다. 이런 표현을 해야 할 것 같은데, 그럼 대책은 없는 겁니까?

<기자>

사살 IT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만큼 그에 발맞춰서 더 좋은 프로그램을 쓰면 되는 겁니다.

그런데 학교 교육현장 현실이 그렇지 않았습니다.

우선 화면 보시겠습니다.

[유은혜/새정치민주연합 의원(지난 10월 16일 국정감사) : 어제 또 3만 대 정도가 같은 현상이 있었다는데….]

[조희연/서울시 교육감 : 관리 감독하면 크게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받았다.]

지금 보신 것은 지난 10월에 있었던 서울시 교육청 국정감사 장면인데요, 9월과 10월에 두 차례 서울 지역의 학교 컴퓨터 3만 대가 다운이 되면서 학사 업무가 마비된 일이 있었습니다.

좀 전에 삭제가 쉽다고 보여드렸던 그 문제의 유해물 차단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하다가 생긴 일인데요, 사실 IT 환경이 변했으면 그에 따른 더 나은 기능을 갖춘 프로그램을 쓰면 될 텐데, 이 기존 프로그램을 계속 업데이트만 하다 보니까 컴퓨터 시스템과 결국 충돌까지 일으킨 겁니다.

그래서 대책이 없나 살펴 봤더니요, 세종시 교육청이나 경찰청 같은 데서 최근에 도입한 프로그램 같은 경우는 유해 사이트를 100% 가깝게 차단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던 겁니다.

그래서 이 IT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서울시 교육청이 수의계약 같은 방식이 아니라 공개경쟁 입찰을 통해서 더 나은 제품을 도입해서 쓸 것을 조언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그렇다고 컴퓨터 안 쓸 수는 없겠습니다마는 돈이 좀 들더라도 학교 교육용 컴퓨터만큼은 이런 것들이 발 붙이지 못하도록 제대로 된 프로그램을 깔았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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