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대한항공 닮아가나…편파조사 엉터리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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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 사건' 조사의 공정성을 의심받는 국토교통부가 어제(16일) 박창진 사무장 조사 당시 회사 임원을 동석시켰다는 의혹을 부인하며 발뺌했다가 뒤늦게 시인했습니다.

본질을 도외시한 엉뚱한 해명으로 일관하다 사태를 악화시킨 대한항공을 국토부가 닮아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국토부는 어제 오전 브리핑에서 지난 8일 박 사무장 조사 당시 회사 임원이 동석했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임원이 같이 온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조사는 따로 진행했다"고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참여연대는 박 사무장으로부터 확인한 결과 그가 8일 국토부에서 조사받을 때 객실 담당 A상무가 상당 시간 배석했다고 밝혔습니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의 설명에 따르면 박 사무장과 여승무원 2명, 기장 등 4명은 회사에 모여 임원들과 함께 국토부로 출석했습니다.

사무장 등과 동행한 임원은 객실 담당 A상무와 조종사 담당 B전무, 승무원 담당 C전무 등 4명이었습니다.

이들 8명은 국토부 조사단과 한 방에 있다가 나중에는 박 사무장만 A상무와 함께 남아 조사받았습니다.

안 처장은 박 사무장이 한참 동안 A상무와 동석한 상태에서 조사받았으며 A상무가 나중에야 국토부 측의 요구로 밖으로 나갔다고 전했습니다.

조사실은 방음도 제대로 되지 않는 곳이었다고 안 처장은 덧붙였습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무장을 조사할 때 객실 담당 임원이 동석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시인했습니다.

그는 다만 "조사상황을 녹음한 것을 들어보니 임원이 19분정도 같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조사시간은 1시간가량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처음에 인사하고 하느라 임원이 함께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지만 인사하는데 1∼2분도 아니고 19분이나 걸렸다는 것은 상식 밖의 해명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토부가 대한항공에 대한 봐주기 수사를 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안 처장은 "국토부가 사무장 등을 조사한다는 것을 대한항공에 알려 회사 측이 회유, 협박할 틈을 준 것부터 문제"라면서 "사무장과 임원을 한 자리에서 조사한 것은 성폭행 피해자와 범인을 같은 자리에서 조사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이어 "사무장이 편안하게 진실을 말할 기회를 주지도 않고 그가 허위진술했다고 발표한 것도 적반하장"이라면서 "처음부터 대한항공을 봐주려고 한 정황이 알려지면 문제가 커질 테니 숨기려고 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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