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욱 교수, 5·18 재단 이사장직 완강히 '고사'


어제(15일) 5·18 기념재단 이사회에서 제12대 신임 이사장으로 선출된 안병욱(66) 가톨릭대 명예교수가 이사장직을 고사했습니다.

안 교수는 오늘 "어젯밤 갑자기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 이사장으로 선출됐다는 연락을 받았으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수락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안 교수는 이사장 후보 선정과 관련해 재단과의 사전 의사소통은 없었으며 학계 초청으로 내년 여름부터 반년 이상 유럽에 체류하며 연구활동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기념재단은 그동안 후보 공모 방식으로 이사장을 선출했으나 개정된 정관에 따라 이번에는 이사회에 출석한 각 이사가 후보를 추천, 재적 이사 과반수가 찬성하는 방식을 골자로 이사장을 선출했습니다.

개정안에 따르면 3회에 걸친 투표에도 과반수를 획득한 후보자가 없을 경우에는 다수 득표자 2인을 선정, 결선투표를 실시해 최다득표자를 이사장으로 선출합니다.

기념재단 측은 기존의 후보 공모와 표결 과정에서 이사들 또는 5월 단체 간에 지지층이 달라 갈등이 발생하고 나아가 지역 사회 통합을 저해하게 되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이사회의 의견을 최대한 하나로 모을 수 있는 방식으로 개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사전에 피추천자의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는 등 허술한 방식으로 진행해 결국 재단의 위상 추락을 자초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기념재단의 한 관계자는 "추천한 이사가 재단에서 추대하면 따를 것이라는 단순한 기대를 가지고 사전에 본인의 의견을 묻지 않고 추천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사례를 교훈 삼아 제도적 보완 장치를 마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기념재단 측은 오는 29일 다시 이사회를 열고 신임 이사장 선출 안건을 재의결하기로 했습니다.

신임 이사장의 임기는 내년 1월 25일부터 3년간으로, 개정된 정관에 따라 기존 2년(단임)에서 3년(단임)으로 늘었습니다.

상임이사 추천권도 갖는 등 예전에 비해 권한이 강화됐습니다.

한편 안 교수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국가정보원 과거사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 민간 측 간사위원,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 위원,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 등을 역임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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