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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소니 해킹은 누가?…오리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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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김정은 위원장 암살을 소재로 한 영화 '인터뷰'의 제작사인 소니픽처스에 대한 해킹은 누가, 왜 저질렀을까?

사건 발생 20일이 지났지만 오리무중입니다.

'평화의 수호자'라는 해커들이 퍼뜨린 소니 영화사의 비밀 파일을 통해 정황만 조금씩 드러날 뿐입니다.

뉴욕타임스는 오늘(16일) 파스칼 소니 영화사 공동 대표와 일본 소니 본사의 히라이 사장이 주고받은 이메일을 입수해 보도했습니다.

당초 대본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탱크 포탄에 맞아 머리카락이 불타고 두뇌가 산산조각 나는 것으로 돼 있었는데, 파장을 걱정한 히라이 사장이 수정을 요구했고, 감독과 협의 끝에 일부 장면을 고쳤다는 겁니다.

소니 측과 일부 보안 전문가들은 영화 내용에 펄쩍 뛰고 "의로운 소행"이라며 해커를 옹호한 점을 들어 북한이 저질렀거나 적어도 배후에 북한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FBI는 7개 나라 서버가 해킹에 이용된 사실을 밝혀내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아직 북한을 용의자로 지목한 건 아니라며 신중한 태도입니다.

[조 디마레스트/미 FBI 사이버 부국장 : 현시점에서 북한의 소행이라고 지목한 일은 없습니다. (북한) 당국이 연루됐다는 점은 논의되지 않고 있고 그렇게 확인한 바도 없습니다.]

제임스 코미 FBI 국장도 누구의 소행이라고 확신할 수준에 이르기까지는 조심스럽게 증거들을 다루는 것이 좋다며 아직 그 지점에 이르지 못했다고 워싱턴 포스트 등에 밝혔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핵티비스트'로 불리는 제3의 해커나 소니의 구조조정에 원한을 품은 내부자가 경영진을 곤경에 빠뜨리려고 저지른 소행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파스칼 대표가 배우 안젤리나 졸리를 "재능이 없다"고 비하하고, 또 오바마 대통령이 흑인 영화나 좋아할 거라는 민감한 이메일까지 해킹해 유포시킨 데는 그런 배경이 깔려 있다는 겁니다.

해킹의 파장이 백악관까지 미친 가운데 영화 제작이나 상영을 막아달라는 북한의 요구가 정당한지 미 북한 인권특사에게 물어봤습니다.

[로버트 킹/미 국무부 북한 인권특사 : (북한의 요구에 미국 정부의 반응은 어떤 것입니까? 북한이 제기하는 문제들이 적절하고 타당합니까?) 우리는 영화제작자들에게 이런 영화를 만들어라. 만들지 말라 하지 않습니다.]

영화를 볼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은 민감했는지 멋쩍게 웃으며 피해 갔습니다.

[로버트 킹/미 국무부 북한 인권특사 : (영화를 볼 계획이 있습니까?) 크리스마스 때 저는 확실히 극장에 가지 않을 겁니다. 다른 일들을 할 겁니다.]

해킹이 누구의 소행으로 결론 나든 영화 '인터뷰'는 오는 25일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세계 63개국에서 개봉됩니다.

해커들은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추가 파일 공개를 경고하고 나서 소니사는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지만, 영화는 해킹으로 톡톡한 홍보 효과를 누리며 흥행 대박을 예고했습니다.

하지만 헐리우드 영화계에 '악당'이 고갈됐더라도 현직 국가 지도자 암살이라는 민감한 소재를 택할 수밖에 없었는지,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는 뉴욕타임스마저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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