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윤성환 "FA 첫해, 포크볼 연마로 한 번 더 도약"

"FA 계약 기간 4년 내내 매년 10승 이상, 150이닝 목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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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가 오른손 투수 윤성환(33)의 몸값을 '4년 80억원(계약금 48억원·연봉 8억원)'으로 책정한 것은 '매년 두자릿수 승수를 따내는 꾸준함' 덕이었다.

"30대에 접어들었다"는 우려에도 삼성은 윤성환의 가치를 인정했고, 윤성환은 역대 자유계약선수(FA) 중 세 번째, FA 투수 중 두 번째의 초대형 계약을 했다.

윤성환은 '꾸준함'을 약속했다.

그는 1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80억짜리 투수라는 수식어는 영광스러우면서도 부담스럽다"고 말하면서도 "지금보다 더 잘할 자신이 있다. 말이 아닌 성적으로 보여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더 도약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도 세웠다.

윤성환은 "간간이 던지던 포크볼을 확실한 구종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승엽 선배나 최형우, 채태인 등 우리 팀 중심타자에게 물어보니 '포크볼을 던지는 투수가 가장 두렵다. (올해 20승을 거둔)앤디 밴헤켄(넥센 히어로즈) 공략도 포크볼 때문에 실패했다'고 하더라"며 "나도 느끼는 부분이다. 포크볼을 장착한다면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성환은 고비 때마다 변화를 택하며 프로야구 최정상급 투수로 올라섰다.

2004년 프로무대를 밟은 그는 곧바로 삼성 불펜 승리조에 합류하며 '선동열 감독의 첫 작품', '선동열의 황태자'로 불렸다.

당시 그는 시속 140㎞ 후반의 빠른 직구와 각도 큰 커브, 두 개의 구종을 확실히 구사하며 프로에 안착했다.

2008년 선발로 전환한 윤성환은 구속을 낮춘 대신 공의 회전력을 높여 '공 끝의 힘'을 키웠다.

그 덕에 긴 이닝 투구도 가능해졌다.

윤성환은 선발 전환 첫해 10승(11패)을 거뒀고 이듬해(2009년) 14승으로 다승왕에 올랐다.

2010년 3승 6패로 주춤했던 그는 슬라이더를 가다듬는 데 주력했다.

윤성환은 "이제 슬라이더는 커브만큼이나 자신 있다"고 했다.

회전력 많은 직구에 슬라이더와 커브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윤성환은 2011년부터 올해까지 4년 동안 총 48승(26패)으로 더스틴 니퍼트(52승)와 장원삼(49승)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승수를 쌓았다.

2011∼2014시즌 평균자책점은 3.57로 같은 기간 한국 프로야구에서 뛴 선수 중 니퍼트(3.25)에 이어 두 번째로 좋은 기록을 냈다.

4시즌 퀄리티스타트는 54회로 니퍼트(67회)와 브랜든 나이트(57회)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완성형 투수'에 근접했지만 윤성환은 또 다른 변화를 택했다.

이번에는 포크볼 연마에 집중한다.

윤성환은 최근 4년 동안 우타자를 상대로 피안타율 0.265를 기록했다.

반면 좌타자를 상대로는 0.293으로 다소 약했다.

좌타자 상대 몸쪽으로 휘는 슬라이더를 던지는 윤성환이 좌타자 기준 바깥쪽으로 흐르면서 종으로 떨어지는 포크볼을 갖추면 피안타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

윤성환은 "2013년부터 포크볼을 던졌는데 홈런도 가끔 허용하는 등 마음에 드는 수준은 아니었다. 포크볼 구사에 자신이 없었다"고 곱씹으며 "올해 한국시리즈에서는 포크볼을 통했다. 다시 자신감이 생겼고 포크볼 연마에 힘쓰기로 했다"고 밝혔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윤성환은 "사실 나는 제구력이 좋은 투수가 아니었다. 그런데 2010년 스프링캠프에서 오치아이 에이지 투수코치님과 일본 투수들의 훈련 장면을 본 후 생각이 바뀌고, 결과도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투수들은 훈련 때도 집중해서 공을 던졌다. 이후 나도 불펜피칭을 할 때도 '지금 1번타자는 누구, 주자는 누구'라고 가정하며 나름 시뮬레이션 피칭을 했다. '훈련을 할 때도 공 하나도 버리지 말자'는 생각이 자리 잡으면서 실전에서도 '버리는 공'이 없어졌다"고 전했다.

윤성환은 "예전에 나도 그랬는데 스트라이크존에서 완전히 빠지는 공을 던져도 구속만 나오면 만족하는 후배 투수가 있다"며 "그건 공 하나를 그냥 버리는 것이다. 제구를 잡기 위해선 공 하나하나를 소중하게 다뤄야 한다"고 후배 투수들에게 조언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이런 변화를 겪고 성공하면서 새로운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다"며 "포크볼도 내 공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윤성환의 궁극적인 목표는 '꾸준히 우승하는 팀의 주축 투수가 되는 것'이다.

80억원의 대형 계약을 하며 각오가 더 단단해졌다.

윤성환은 "삼성이 통합 4연패를 했다"고 흐뭇하게 떠올리며 "5연패, 6연패도 달성하고 싶다. 당연히 고액 연봉을 받는 내가 주역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80억짜리 투수'라는 수식어에 대한 부담감도 성적으로 털어내려 한다.

윤성환은 "일단 FA 계약 기간(4년)에는 매년 10승 이상을 거두고 150이닝 이상을 소화해야 내가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도달하지 못한 15승도 꼭 해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윤성환은 12월 말 포크볼 연마를 통한 도약을 꿈꾸며 괌으로 개인 훈련을 떠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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