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올 마지막 FOMC…'상당기간' 문구의 운명은


오프라인 대표 이미지 - SBS 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6∼17일(현지시간) 통화·금리정책 결정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개최한다.

회의 결과는 17일 오후 2시(한국시간 18일 오전 4시) 성명 형태로 나오고 30분 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이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하며 내년 미국 경제성장 전망을 담은 보고서도 별도로 낸다.

시장의 관심은 연준이 올해 마지막인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시점과 관련해 그동안 사용해온 일종의 가이드라인인 '상당 기간'(for a considerable time)이라는 표현을 삭제할 것이냐에 온통 쏠려 있다.

연준은 지난 3월부터 10월까지 여섯 차례 FOMC 회의에서 연속으로 "제로 수준의 초저금리 기조를 양적완화(QE) 프로그램이 종료하고 나서도 상당 기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표현을 써왔다.

따라서 지난 10월 회의에서 QE 정책 종료를 선언한 뒤 11월부터 채권을 더는 사들이지 않고 있어 표현 자체가 어색한데다가, 세계 경제의 저성장 기조에도 미국 경기·고용은 '나 홀로' 선전하는 만큼 이 표현이 FOMC 회의 결과를 설명하는 성명에서 사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연준이 그동안 기준금리 최초 인상 시점을 '2015년 중반'으로 제시해왔고 '상당 기간'의 의미가 6개월 안팎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어서 이번 회의가 이 문구를 없애고 다른 선제안내(포워드가이던스)를 제시하기에 적기라는 것이다.

아울러 옐런 의장의 기자회견이 내년 1월 27∼28일 회의 때는 없고 그다음 3월 17∼18일 회의에서나 예정돼 있다는 점도 올해 마지막인 이번 회의가 통화 정책을 변경하고 이를 설명하기에 좋은 기회라는 논리도 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FOMC 회의에서 양적완화의 단계적 축소를 의미하는 테이퍼링(tapering)에 착수하면서 당시 벤 버냉키 의장이 그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기자회견이 열리는 회의 때 통상적으로 중요 정책을 결정해왔다.

최근 몇 차례 회의에서 '상당 기간'이라는 표현의 삭제 여부를 놓고 정책 결정권을 가진 위원 간 공방이 점점 치열해진데다가, 통화·금리 정책의 정상화를 요구하는 '매파'의 목소리가 커졌다는 사실을 FOMC 회의록이나 연준 당국자들의 연설 등을 통해 확인해온 시장이 받을 충격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이 표현이 사라진다면 2008년 말부터 6년 이상 써온 변칙적 통화정책을 제자리로 돌리겠다는 연준의 의지가 재확인되고 기준금리 인상이 조만간 기정사실화된다는 점에서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특히 신흥국 금융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연준이 이 문구를 없애더라도 시장이 안도할 수 있게 금리 인상이 당장 임박하지는 않았음을 의미하는 충격 완화 장치를 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번 회의에서 '향후 경제 지표를 근거로 결정한다'는 문구를 보충해 금리 인상이 시간표(timetable)가 아니라 경제 상황이나 조건에 달렸다는 점을 강조한 연준이 조급하지 않게, 인내심을 갖고 시장을 지켜볼 것이라는 뜻에서 "be patient"라는 대체어를 동원할 것이라는 예측도 하고 있다.

물론 미국의 각종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2%)보다 지나치게 낮고 세계 각국 경제가 리세션(경기후퇴)이나 성장 둔화에 시달리고 있으며 국제유가가 속락하면서 미국 경제에 어떤 결과를 가져다줄지 모르는 등 국내외 악재나 불확실성도 많아 연준이 서둘러 '상당 기간'을 지워버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연합뉴스)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