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초 만에 발화"…화마 부르는 겨울철 정전기


건조한 날씨로 겨울철 정전기 발생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유소를 비롯한 휘발유 취급 업소에 지속적인 주의가 요구됩니다.

대전시소방본부에 따르면 서부소방서 화재조사 연구반(책임연구자 이경태 소방경)은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인화성 액체로 정전기에 의한 발화 가능성을 실험했습니다.

26∼44%의 습도 조건(온도 21.6∼25.2도) 속에서 연구반은 인화성 액체(시너, 휘발유, 등유, 경유)에서 유증기가 발생하는 것을 확인하고서 정전기 발생기(Voss machine)를 작동시켰습니다.

그 결과 휘발유의 경우 실험을 시작한 지 11초 만에 방전이 발생하면서 불꽃이 붙는 것을 연구반은 확인했습니다.

시너에서도 역시 33초가 지나자 불이 붙었습니다.

경유와 등유는 화재 재연 실험에서 불이 붙지 않았다고 연구반은 설명했습니다.

즉, 인화점이 낮은 유증기(휘발유, 시너)는 정전기 방전에 의한 점화 에너지만으로도 쉽게 불이 붙는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연구반은 덧붙였습니다.

정전기 발생은 습도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건조한 날씨를 보이는 겨울에는 정전기 축적이 쉬워져 정전기 방전 발생 빈도가 다른 시기보다 높아집니다.

이때 시너와 휘발유의 낮은 인화점과 작은 에너지만으로도 불이 붙을 수 있다고 연구반은 밝혔습니다.

대전시소방본부 관계자는 "정전기는 마찰이 아닌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주유소에서는 차량 주유 중 발생하는 정전기가 인체나 물질의 접촉 등으로 인해 방전하면 인화성 액체의 유증기와 만나 불이 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지난 1월에는 경기 양주의 한 셀프 주유소에서 주유 중 정전기에 의한 발화로 추정된 불이 나 2명이 다치기도 했습니다.

소방본부 측은 정전기가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이더라도 가연성 물질 제거, 가습, 본딩(절연된 금속 물체 사이를 도선으로 결합해 전위 차를 없애는 것)과 접지 등으로 최대한 예방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셀프 주유소에서는 주유 전 정전기 방지 패드에 손을 대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소방본부 측은 덧붙였습니다.

대전시소방본부 관계자는 "정전기에 의한 화재는 물적인 증거를 남기지 않고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아서 인화성 액체를 다루는 곳에서는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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