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금은방 절도범으로 만든 '나쁜' 10대들


지난 8일 오후 1시 30분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의 한 금은방에 송모(17)군이 찾아왔습니다.

진열대를 유심히 살펴보던 송군은 목걸이 하나를 집어들더니 금은방 주인에게 "엄마께 선물하려 한다"며 포장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주인은 송군이 효자라는 생각에 정성껏 포장했습니다.

하지만 포장된 목걸이를 전해주려고 진열대로 돌아왔을 때 송군은 14K짜리 목걸이 20여개가 들어 있는 진열판(시가 400만 원 상당)과 함께 홀연히 사라진 뒤였습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즉시 탐문수사에 들어갔습니다.

일대 금은방을 중심으로 송군의 인상착의를 설명했습니다.

사건 발생 2시간 30분 뒤인 오후 4시 주변의 다른 금은방 주인 송모(45·여)씨가 "송군으로 보이는 사람을 잡았다"며 신고했습니다.

출동한 경찰은 송씨의 도움으로 범행을 시인하는 송군을 무사히 넘겨받을 수 있었습니다.

송군은 훔친 목걸이가 어디에 있느냐는 경찰의 질문에 "팔았다"고 했다가 "잃어버렸다"며 말을 바꾸는 등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수상한 낌새를 느낀 경찰이 "공범이 있느냐"고 추궁하자 혼자 한 일이라고 우기던 송군은 결국 "친구가 시켰다"고 털어놨습니다.

경찰은 송군의 자백으로 친구 문모(17)군을 검거한 데 이어 함께 공범으로 지목된 신모(17)군을 긴급체포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문군과 신군은 서로 학교와 사는 동네는 다르지만 평소 어울려 다녔습니다.

송군은 자주는 아니었지만 두 친구와 가끔 만났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문군은 예전에 송군에게 맡겨뒀던 80만 원이 들어 있는 자신의 통장을 돌려달라고 하더니 대뜸 "너 때문에 300만 원을 손해봤다"며 돈을 물어내라고 요구했습니다.

자신의 잘못 때문에 친구가 돈을 잃어버렸다는 생각에 죄책감을 느낀 송군은 돈을 마련하라는 두 친구의 지시로 결국 남의 물건에 손을 댔습니다.

경찰은 문군과 신군을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하고 송군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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