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막살인 피해여성…무너져버진 코리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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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동거남 박춘봉(55·중국 국적)에 의해 처참하게 살해당한 피해여성 김모(48·중국 국적)씨는 여느 중국 동포들과 마찬가지로 '코리안 드림'을 품고 한국에 온 외국인 노동자였습니다.

약 3년 전 입국한 그녀는 어머니와 언니를 고향에 남겨두고 혈혈단신 수원지역에 새 보금자리를 틀었습니다.

김 씨는 고향에 있는 가족을 생각하며 수원의 한 대형마트 등에서 일하며 착실히 돈을 저축해나갔습니다.

어느 정도 돈을 모은 김 씨는 지난해 중국에 있는 어머니와 언니를 한국으로 데려와 한 때 같이 살기도 했습니다.

김 씨는 마트에 직접 고용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해당 마트 협력업체인 소규모 판촉업체 소속이어서 마트에서 음식을 팔았지만 다른 직원들과 가깝게 지내진 못했습니다.

이로 인해 마트 직원들은 김 씨에 대해 잘 알지 못했습니다.

그저 "묵묵히 자기 할일을 하던 직원이었다"는 것만 전해집니다.

열심히 일해 저축한 돈으로나마 가족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던 김 씨의 바람은 올해 4월 지인의 소개로 만난 박으로 인해 산산조각 나고 말았습니다.

외로움에 박과 동거를 시작한 그녀는 7개월 만에 악마를 보고 말았습니다.

지난달 26일 박은 말다툼 중 본색을 드러냈고, 김 씨를 목졸라 살해했습니다.

김 씨는 숨지고도 편히 잠들지 못했습니다.

시신은 훼손돼 수원 곳곳에 버려졌습니다.

그녀의 언니는 김 씨가 살해된 지난달 26일부터 동생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이달 8일 밤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수원에서 토막시신이 발견됐다는 뉴스가 전해졌을 때만해도 '설마'하던 언니는 이내 경찰의 DNA분석 결과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김 씨가 곧 무사히 돌아올 거라 기대했던 가족은 무참히 훼손된 시신 앞에서 할말을 잃었습니다.

아직도 김씨의 한쪽 팔과 다리 등 몸 일부분은 아직 차디찬 야산에 버려진 채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

김 씨의 꿈은 자신이 한국에서 번 돈으로 가족들이 생계 걱정없이 행복하게 사는 것이었지만 끝내 물거품이 돼버렸습니다.

경찰 한 관계자는 "많은 사건을 다뤘지만 이렇게 안타깝게 숨진 피해자는 처음 봤다"며 "빨리 시신이 수습돼 지금이나마 고이 모셔졌으면 한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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