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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저유가로 들썩이는 美 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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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 브롱스의 제너럴 모터스 자동차 매장.

가장 좋은 자리에 전시된 차량은 배기량 5천cc가 넘는 픽업트럭 '실버라도'입니다.

미국에서 소비 경기를 가늠하는 대표적 내구재인 자동차 판매는 11년 만의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 일등 공신은 바로 픽업 트럭과 SUV같은 대형차입니다.

지난달 미국의 자동차 판매는 전체적으로 4.6% 늘었는데, 그 중에 GM의 대표 트럭 실버라도는 24%, 크라이슬러 지프 체로키는 27%, 포드의 이스케이프는 22%나 판매가 급증했습니다.

전통적으로 크고 힘 있는 차를 좋아했던 미국인들의 성향이 되살아나는 모습이 뚜렷합니다.

역시 가장 큰 이유는 장기화되고 있는 유가 하락세입니다.

[스티브 마틴/美 제너럴모터스 직원 : 유가가 떨어지면서 사람들이 흥분했어요. 언제나 기름값이 부담이었기 때문이죠. 이런 추세가 자동차 판매에 얼마나 계속 영향을 줄지 흥미진진합니다.]

반면 하이브리드 차량의 판매는 올 들어 10% 넘게 줄었고, 전기차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일본 도요타는 내년 초 대표 하이브리드카인 프리우스 생산량을 2만 대 줄이기로 결정했습니다.

최근 국제유가의 하락세는 무섭습니다.

지난 주말에는 심리적 지지선이라던 배럴당 60달러도 마침내 무너졌습니다.

지난 6개월 사이 국제유가는 45%, 미국 주유소 소비자 가격은 30% 넘게 하락했습니다.

미국 남부에서는 휘발유를 1갤런에 1.99달러, 1리터로 환산하면 586원에 파는 주유소가 등장했습니다.

저유가의 장기화 속에 미국인들의 소비 여력은 눈에 띄게 넉넉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미국의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0.7% 증가하며 8개월 만의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습니다.

항공사들의 요금 인하로 여행 예약은 늘고, 배송비 하락에 인터넷 판매도 급증했습니다.

유가 하락은 미국, 중국, 또 한국과 같은 원유 수입국들에게는 에너지 수입비용을 줄이는 호재가 분명합니다.

하지만 우려도 함께 나옵니다.

[짐 루오리오/애널리스트 : 저유가는 경제와 주식시장에 호재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속도가 너무 빨라서 시장을 흔들고 있죠. 시장은 이제 위험을 느끼고 있습니다.]

원유 수출국들의 재정악화에 이어 특히 경기 침체에 빠진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또 중국 등 주요국가들의 성장 둔화에 따른 석유수요 감소가 유가 하락의 또 다른 원인이라는 분석도 불안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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