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처리하려 반지하방 계약' 정황…치밀하고 계획적인 범행


오프라인 대표 이미지 - SBS 뉴스

수원 팔달산 토막살인 사건 피의자 박춘봉(55·중국 국적)이 오로지 시신처리를 위해 교동 반지하방을 계약한 것이라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계약 시 이름을 밝히지 않고 연락처로는 타인 명의 휴대전화를 기재했다 곧 해지하는 등 처음부터 치밀하게 시신훼손을 계획하고 실행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여죄와 조력자의 존재 여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오늘(15일) 박이 동거녀 김모(48·중국 국적)씨를 전 주거지에서 살해한 날 오후 이곳에서 200여m 떨어진 교동에 반지하방을 새로 가계약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26일 오후 박은 말싸움 중 동거녀 김씨를 목졸라 살해했습니다.

앞서 박은 살인이 아닌 '상해치사'를 주장하려고 "밀쳤더니 숨졌다"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 결과, 김씨는 목졸려 살해당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은 김씨를 살해할 목적으로 목을 조른 것이라는 과학적인 증거가 나온 것입니다.

이후 박은 오후 6시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아가 교동 반지하방을 가계약한 뒤 돌아왔습니다.

보증금도 없이 선금으로 22만 원만 냈고 계약서에는 이름도 적지 않은 채 휴대전화 번호만 기재했습니다.

불법체류자로서 휴대전화를 개통할 수 없었던 박이 번호를 남긴 휴대전화는 타인 명의였습니다.

이 전화번호는 추후(이달 1일) 새 휴대전화 번호를 개통하면서 해지해 버립니다.

새 전화번호는 여동생의 명의로 개통한 것으로, 박은 단말기는 교체하지 않고 번호만 바꿨습니다.

이름도 적지 않고 계약서를 작성한 뒤 유일한 연락처인 휴대전화 번호까지 폐기했다는 점은 애초에 박이 반지하방을 계약한 것이 시신 훼손을 목적으로 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합니다.

며칠 뒤 박은 전 주거지에서 시신을 일차로 토막내 도보를 이용, 반지하방으로 옮겼고 이곳에서 잔혹하게 훼손해 팔달산 등 4곳에 유기했습니다.

김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유기하는 범행은 철저히 계획됐고, 치밀했습니다.

그간 자가용은커녕 운전면허도 없는 박이 시신을 어떻게 임시 거처인 월세방까지 어떻게 옮겼는지에 대한 의문도 일부 해소됐습니다.

전 주거지에서 이미 시신을 토막냈기 때문에 교동 반지하방까지 도보로 이동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팔달산과 수원천변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수원 오목천동까지 5㎞가 넘는 거리를 어떻게 갔는지는 아직 명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박은 대부분 도보로 이동했다"며 "김씨의 머리 등을 유기한 수원 오목천동까진 택시를 타고 갔다는 진술은 있었는데 아직 수사진에 의해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조력자가 없는 이상, 버스를 타고 갔을리는 없어 이동수단은 택시가 맞을 것 같다"면서도 "다만 사람의 머리를 넣은 비닐봉지를 들고 택시를 탔다는 주장은 신빙성이 없어보여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