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석방 프랑스 인질 "3년간 인간이 아니었다"


"얻어맞거나 묶여 있었고 주로 마른 빵만 먹으며 연명했다. 그때 나는 이미 자신이 사람이 아니라고 느꼈다."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인 알카에다 북아프리카 지부(AQIM)에 의해 말리에서 납치됐다가 최근 풀려난 프랑스인 인질 세르주 라자레비치는 3년간의 억류 경험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수염을 기르고 머리를 민 말쑥한 차림의 라자레비치는 14일(현지시간) 프랑스 2TV에 출연해 AQIM에 붙잡혀 있는 동안은 "시간도 없고 참을성도 없었다. 나는 더는 인간이 아니었으며 내 존재도 잊어버렸다"고 토로했습니다.

2011년 11월 북부 말리에서 동료인 필립 베르동과 함께 AQIM에 끌려간 라자레비치는 지난 3일 AQIM 수감자 4명과 교환해 석방됐습니다.

거구인 라자레비치는 억류 기간에 몸무게가 35kg이나 빠질 정도로 혹독한 고초를 겪었지만, 삶에 대한 희망은 절대로 잃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라자레비치는 3년간 대략 2주일마다 거처를 옮기고 모래나 돌 바닥에서 잠을 자야 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는 1년6개월 지날 때까지는 날짜를 세다가 멈췄다며 "구타나 고문을 자주 당했고, 케이블로 맞았다. 특히 어느 해인지 12월 31일과 다음 날 1월 1일에는 간수들이 자신들의 방식으로 새해를 맞이하면서 우리를 심하게 때렸다"고 덧붙였습니다.

라자레비치는 일부 언론이 자신을 용병이라고 보도하자 납치범들이 스파이 혹은 군인이라며 종종 가혹하게 다뤘다고 말했습니다.

TV 수상기나 라디오가 없는 상황에서 라자레비치가 외부 세계와 유일하게 접촉한 것은 딸 디안이 보내준 석 통의 편지였습니다.

라자레비치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다. 생존을 위해 버텼다. 억류돼 있는 동안 시간이 멈췄지만 자유를 얻은 뒤 다시 시간이 흘러가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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