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피해자에 관심을"…넥센·경찰 '합작 지원'


프로야구단과 지역 경찰이 범죄로 피해를 본 주민 지원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어 연말에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15일 서울 양천경찰서에 따르면 최근 경찰서에서는 지난 1년간 관할 지역에서 발생한 범죄의 피해자들과 그들의 가족을 초청해 지원금을 전달하는 행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조태룡 단장 등 넥센히어로즈 측은 양천서 일선 형사들이 수사 과정에서 접한 안타까운 사연의 범죄 피해자 8명에게 1인당 50만원씩 지원금을 전달했다.

40대 여성 A씨는 10년 전 남편과 이혼하고 공장에서 일하며 자녀 2명을 어렵게 키우는 처지에서 범죄 피해자가 됐다가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A씨는 지난 9월 일터에서 지인으로부터 빌린 전세 보증금 1천800만원이 담긴 가방을 도둑맞아 어려움을 겪어왔다.

학교폭력의 희생양이었던 고등학생 B군도 이 자리에서 지원금을 받았다.

B군은 친구들의 괴롭힘 속에서도 꿋꿋하게 생활했지만, 몸이 불편한 어머니와 일용직 노동자인 아버지 밑에서 가정형편이 여의치 않았다.

자신이 겪은 일을 떠올릴 엄두도 나지 않을 범죄 피해자들이 다시 경찰서를 찾은 것은 이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주려는 경찰과 넥센히어로즈 야구단의 따스한 관심에 이끌렸기 때문이다.

조 단장은 이들에게 "우리 구단도 처음에는 성적이 좋지 않아 힘들었지만 올해에는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면서 "'행복량 보존의 법칙'이라는 말이 있듯 곧 좋은 일이 찾아올 것"이라고 위로했다.

양천서와 넥센히어로즈의 이러한 선행은 4년 전부터 시작됐다.

구단이 둥지를 튼 양천구 지역사회에 공헌할 방안을 찾던 넥센히어로즈가 범죄 피해자에 대한 지원을 고민하던 양천서와 의기투합한 것은 지난 2011년.

양측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매년 야구 시즌이 끝나면 행사를 열어 지원금을 전달했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 30명이 1천500만원을 지원받았다.

넥센히어로즈는 지원금 전달뿐 아니라 양천서 관내에서 문제를 일으킨 학생들을 목동구장에 초청해 단체 관람 기회를 주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또 어려운 처지에 있는 구민들에게 증정해달라며 매년 무료관람권 200매를 양천서에 전달한다.

넥센히어로즈 관계자는 "비록 규모는 크지 않지만 피해자들이 무척 고마워해 보람을 느낀다"면서 "앞으로도 꾸준히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구준 양천서장은 "딱한 처지에 처한 범죄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은 앞으로 더 확대돼야 한다"면서 "지역 사회가 범죄 피해자에게 더 많은 관심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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