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미국 의회 우크라 지원 법안 승인에 반발


미국 의회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허용하는 '우크라이나 자유 지원 법안'을 승인한 데 대해 러시아가 반발하고 나섰다.

러시아 외무부는 12일(현지시간)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미국 상·하원이 논의와 적합한 표결도 없이 승인한 '우크라이나 자유 지원 법안'에 담긴 노골적인 대결 의사에 깊이 우려한다"고 비판했다.

외무부는 이 법안이 "자국 동부 지역에서의 군사작전을 지속할 수 있도록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하고, 러시아의 내부 정치 과정에 영향을 미치려고 비정부기구(NGO)를 이용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고 지적했다.

외무부는 이어 "국제 안보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 러시아와 미국의 협력을 요구하고 있는 시점에 미국 의회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뒤를 이어 양국 협력의 골격을 훼손하는 데 열중하고 있다"면서 "항상 그랬듯 미국은 러시아에 대해 근거 없는 혐의를 제기하며 우리를 새로운 제재로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외무부는 그러면서 "우리는 협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며 국가 이익을 포기하지도 않을 것이고 우리 내정에 대한 간섭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상원과 하원은 전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제공 등 군사 지원을 확대하고 러시아 국영 기업들에 대한 추가 제재를 허용하는 '우크라이나 자유 지원 법안'을 채택했다.

법안은 내년에 우크라이나에 3억5천만 달러 상당의 무기를 제공하고 군사고문을 파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한편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도록 지원할 것도 규정하고 있다.

러시아 국영무기수출업체 '로스오보론엑스포르트'에 추가 제재를 가하는 것도 허용하고 있다.

법안은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조지아, 몰도바 등 옛 소련국가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들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줄일 경우 러시아 국영가스기업 가스프롬에 새로운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밖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민주주의 제도 지원을 위해 2천만 달러를 지원하도록 권고하는 한편 러시아 정부의 선전전에 맞서기 위해 옛 소련 국가들에서 '미국의 소리', '스보보다' 등의 방송을 확대하도록 제안하고 있다.

해당 법안은 상·하원 양원 대표 조정위원회에서 단일 법안으로 만들어진 뒤 대통령 서명 절차에 넘겨질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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