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고문 보고서' 파문…영국 정보기관에도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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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원의 중앙정보국, 즉 CIA 고문실태 보고서 파문의 불똥이 영국 정보기관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영국 정보 당국이 CIA가 고문으로 수집한 정보를 활용해 테러용의자 체포작전을 수행한 사실이 드러나, 반인권적 고문 행위 개입을 둘러싼 책임 논란이 일고 있다고 영국 신문 인디펜던트가 오늘(12일) 보도했습니다.

2003~2005년 미국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됐던 영국인 이슬람 운동가 모아잠 벡이 CIA에 결정적 정보를 제공해 '더러운 폭탄공격수'로 알려진 영국인 테러 전문가 디렌 배럿이 체포됐다는 보고서 내용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벡은 2003년 구금 상황에서 배럿의 영국 소재지 정보를 제공하고 몽타주 작업에 협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벡의 제보는 영국 정보 당국의 감시 영상 자료 대조 등 추적 수사를 통해 2004년 8월 배럿을 검거하는 성과로 이어졌습니다.

배럿은 '이사 알-브리타니' 또는 '알 힌디'로 불리며 이슬람 폭탄테러를 주도해 서방국에 악명을 떨친 인물이었습니다.

배럿은 이후 영국과 미국 등에서 테러를 기도한 혐의로 40년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벡은 이런 보고서 내용이 공개되자 자신이 CIA에 정보를 제공한 것은 자발적인 협조가 아니라 고문으로 강요된 결과였다며 영국 정보 당국에 책임을 돌렸습니다.

벡은 변호인을 통해 관타나모 수감 당시 구타와 수면 금지 등 가혹한 고문에 시달렸다며 "불법적으로 구금돼 고문을 당하는 상황에서 자발적 정보 제공은 가당치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영국 국적의 이슬람주의자인 벡은 2002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무장테러 혐의로 체포돼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3년간 복역했습니다.

출소 후에는 영국으로 돌아와 급진단체 소속 구금자 가족을 위한 후원운동을 펼쳐왔으며 최근에는 내전 수감자 인권 감시를 목적으로 시리아를 두 차례 방문한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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