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도움으로 30년이상 헤어진 모녀들 잇단 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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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수십년 간 떨어져 생사를 알지 못한 채 살아오던 모녀를 잇따라 만나게 해줘 화제입니다.

지난 2일 대구 성서경찰서 민원실로 박모(40·여)씨가 찾아와 직원들에게 "6살때 헤어진 어머니를 찾고 싶다"고 부탁했습니다.

박 씨는 6살이던 1978년 어머니가 알코올 중독이던 아버지를 견디지 못하고 집을 떠나자 대구 달성군 한 가정으로 입양됐습니다.

1살 많은 언니와 2살 적은 남동생도 고아원 등으로 보내져 3남매는 하루아침에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입양된 후 이름과 주민번호가 바뀐 박 씨는 평범한 주부로 살아오다가 최근 낳아주신 부모님을 찾기로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워낙 어렸던 나이에 생이별을 했던 탓에 이름과 얼굴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결국 박 씨는 입양 전 자신의 이름과 경북 구미에 살았다는 2가지 단서만을 들고 경찰을 찾아 도움을 청했습니다.

경찰은 박 씨가 기억하고 있는 주소지 관할 주민센터에 딱한 사정을 이야기하고 박씨 생부·생모의 이름과 주민번호를 알아냈습니다.

또 전산조회를 통해 생모는 대구 동구에, 생부는 경북 한 요양원에서 각각 지내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박씨는 지난 9일 생모 최모(61)씨와 35년만에 다시 만났습니다.

생부는 만남을 끝내 거절했다고 합니다.

최 씨는 "헤어진 첫째딸과 막내아들은 17년 전에 다시 찾았다. 둘째딸을 다시 만나기 위해 수소문했지만 이름과 주민번호가 바뀌어 찾을 수 없었다. 딸이 나를 다시 찾아줘 너무 고맙다"며 둘째딸의 손을 꼭 잡고 흐느꼈습니다.

경찰은 지난 달에도 아버지와 이혼 후 30여년 동안 연락이 끊어졌던 어머니 유모(55·여)씨를 찾아줬습니다.

딸 유씨는 "팔순을 앞둔 어머니의 생사라도 알고 싶어 경찰에 부탁했다"며 "꿈에서만 볼 수 있던 어머니를 다시 만나게 돼 마음속 응어리가 모두 풀렸다"고 말했습니다.

배인근 대구성서경찰서 민원실장은 "경찰은 수년 전부터 헤어진 가족찾기를 도와 주고 있다"며 "이별했던 가족들이 다시 만나는 것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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