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범운행 2층 버스…안전문제 이상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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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출퇴근 시민의 편의를 위한 2층 버스가 오늘(8일) 시범운행을 시작했습니다.

국내에서는 시티투어버스 등 관광용 2층 버스가 운행되기는 하지만, 광역버스 노선에 2층 버스가 투입되기는 처음입니다.

경기도는 26일까지 도내 3개 노선에 2층 버스를 시범운행해보고 나서 주행성능, 안전성, 편의성 등을 평가해 내년 1월 정식운행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정부의 광역버스 입석금지조치 이후 대안으로 급부상한 2층 버스가 정식운행하려면 여러 가지 전제조건이 해결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도가 시범운행을 위해 도입한 2층 버스는 영국 알렉산더 데니스 사에서 만든 '엔바이로(Enviro) 500' 모델로 79인승입니다.

높이가 4.15m, 길이는 12.86m, 폭 2.55m입니다.

문제는 일반 버스보다 높다 보니 기존 고가도로나 표지판 등과 충돌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도는 2층 버스 도입에 앞서 2개월간 안전성 검증을 했습니다.

버스 노선에 있는 구조물의 높이가 버스 높이인 4.15m보다 높은 지를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 시범운행 3개 노선 가운데 7770번(수원역∼사당)과 8012번(남양주∼잠실) 노선은 2층 버스가 운행하는데 걸림돌이 될 구조물이나 도로표지판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김포∼서울역을 오가는 M6117 노선 가운데 서울역에서 서소문 고가를 돌아올 때 통행이 불가능했습니다.

고가 높이가 4m여서 2층 버스의 높이보다 낮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도는 서소문 고가를 지나가는 대신 서대문역을 경유하는 우회노선으로 변경했습니다.

차의 높이만큼 차체가 위로 올라가면서 무게중심도 높아져 차량이 넘어질 위험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고속도로의 경우 직선도로여서 급커브길이 없다지만, 서울 시내 구간이나 고속도로 램프에서는 옆으로 넘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시속 80∼90㎞의 고속으로 달리는 2층 버스가 급정거하거나 끼어든 차를 보고 피할 때는 옆으로 넘어질 위험이 큽니다.

도는 급커브 구간이 있으면 버스가 서행하기 때문에 전도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2층 버스의 안전 문제가 염려되고 있지만, 2층 버스 운행상의 안전기준을 명시한 규정이 국내에는 아직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현재 모든 차의 승차인원, 적재중량, 적재용량에 대해서는 도로교통법 시행령에 명시돼 있습니다.

도로교통법 시행령 22조(운행상의 안전기준)에는 자동차의 높이에 관해 화물자동차는 지상으로부터 높이 4m(통행의 안전에 지장이 없다고 인정해 고시된 경우는 4.20m), 소형 3륜자동차는 2.5m, 이륜자동차는 2m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규정을 위반한 자동차에 대해서는 경찰이 적발해 과태료를 부과합니다.

그러나, 도가 도입한 2층 버스는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도로교통법 시행령이 2층 버스의 높이제한을 규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버스는 높이 제한 규정이 없어서 단속할 근거가 아직 없다"고 말했습니다.

79명이 탈 수 있는 2층 버스는 1층 28석, 2층 51석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1층은 저상버스여서 타고 내릴 때 불편함이 없지만, 2층으로 올라가려면 45도 이상 급경사 계단 8개를 밟아야 합니다.

성인 2명이 교행하기가 어려워 한 명씩 일렬로 오르고 내려야 하므로 승하차 시간은 일반 버스보다 오래 걸립니다.

어제 시승식에서 2층 버스를 운전한 김영수(54)씨는 "2층 손님이 계단을 이용해야 하므로 승하차가 문제인데, 현재 1∼2분 소요되는 시간이 2배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오늘 시범운행 버스를 수원에서 탄 이모(20·여)씨는 "안전 손잡이가 있는데도 계단이 급경사여서 내려올 때 특히 겁이 났다"면서 "이 때문에 승하차 시간이 좀 길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승하차 시간 지연 문제뿐 아니라 2층으로 오르내리는 계단이 급경사여서 승객이 넘어질 위험도 있습니다.

2층 버스 시승식에 참여한 공무원, 취재기자, 운전기사는 안전성과 승차감에서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했습니다.

그러나, 도는 만일의 안전사태에 대비해 시범운행 기간 2층 버스에 정비사, 버스업체 직원, 공무원 등 3명을 안전관리자로 동승시켰습니다.

도와 경기개발연구원은 차량분야(주행성능·연비·운영비용·도로여건), 승객분야(편리성·안전성·승하차 소요시간·수송능력), 운전분야(편의성·안전도·피로도) 등 3개 분야를 평가해 내년 1월 결과를 내놓을 예정입니다.

경기도의 한 관계자는 "2층 버스 도입을 검토할 때부터 승객의 안전성이 최우선이었다"면서 "시범운행기간에 관련 규정 개정 여부, 안전성, 효율성 등 도입 적합성을 철저히 연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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