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브리핑] "지라시"라지만…문건 유출 파문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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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른바 청와대 비선 실세들의 국정개입 의혹을 담은 문건 유출 파문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검찰 수사가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도 연일 사실무근이다. 이런 발언의 강도를 높여 가고 있습니다. 김호선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십니까.) 어제(7일)는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지도부를 불러서 식사하는 자리에서 "이것은 거의 지라시 수준의 의혹이다." 이렇게 얘기를 했다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김무성 대표 등 새누리당 지도부와 당 소속 예산결산특위 위원들을 초청한 오찬자리였는데요, 박 대통령은 한 언론이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보도한 후에 여러 곳에서 터무니없는 얘기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 지라시에나 나오는 그런 얘기들에 이 나라 전체가 흔들린다는 것은 정말 대한민국이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박 대통령은 비선 실세 국정 개입 의혹을 터무니없는 얘기,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일축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경제가 한시가 급한 상황인데 소모적인 의혹 제기와 논란으로 국정이 발목 잡히는 일이 없도록 여당에서 중심을 잘 잡아주셨으면 한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앵커>

그리고 비선 실세로 지목된 정윤회 씨, 그리고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이 갈등을 버리는 와중에 이런 일이 터졌다. 이것에 대해서도 실명을 어제는 직접 거론하면서 의혹을 부인했다. 이런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파문의 한복판에는 사실 정윤회 씨와 박지만 씨가 있습니다.

두 사람의 권력 암투가 모든 갈등의 시작 아니냐, 이런 의혹이 커지고 있는 것이죠.

정윤회 씨는 잘 알려졌다시피 박근혜 대통령이 초선의원으로 당선됐던 1998년 대구 달성 보궐선거 때부터 박 대통령을 보좌했고요, 의원 시절에 비서실장을 지냈습니다.

<앵커>

정윤회 씨는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졌던 고 최태민 목사의 사위였던 그런 사람인 거죠?

<기자>

그렇죠. 사위였습니다.

박 대통령이 어제 오찬에서 두 사람 부부를 모두 실명으로 언급을 했는데요, 정 씨는 이미 오래전에 자신의 옆을 떠났고, 연락도 전혀 안 되는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지만 씨에 대해선 역대 정권의 친인척 관리를 보고, 지만 씨 부부는 청와대에 얼씬도 못 하게 하고 있다면서 항간의 의혹을 일축했는데요, 박 대통령은 오래전에 곁을 떠난 사람과 청와대에 얼씬도 못 하는 사람이 갈등을 빚고 국정 전횡을 하는 게 말이 되느냐,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일은 없으니까 여당 지도부가 자신감을 가지라. 이렇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이렇게 전면 대응을 하는 것이 왜 이럴까? 이런 생각들 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아무래도 여기서 밀리면 국정 장악력이 급속도로 떨어질 것이다. 이런 판단을 했기 때문이라고 봐야 될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더이상 이번 이슈에 끌려다닐 수 없다. 이런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당부에는 비단 야당의 공세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비주류 일각에서 청와대 시스템 개선론을 비롯해서 비서실장 인책론 등을 제기하고 있는데 이런 것들을 잠재워야 되겠다. 이렇게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인책론이 거론되는 김기춘 비서실장과 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 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 부속비서관 등 이른바 핵심비서관 3인방의 거취문제는 어제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이 관련 의혹을 근거 없다고 규정을 한만큼 이 3인방에게 책임을 물을 일도 없다. 이렇게 풀이가 됐는데, 결국 국정 운영의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의혹을 제기하는 쪽은 물론 여당 내에도 강한 경고의 메시지를 줄 필요가 있다. 이렇게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며칠 전에도 이런 주장들이 있었습니다마는 대통령이 이렇게 얘길 하니까 검찰 수사에 영향력을 주기 위한 것 아니냐, 이런 주장들을 야당에서 하고 있는데, 이 문제 때문에 따로 또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일 박근혜 대통령이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처음 입을 열었을 때 근거 없는 의혹이다. 이렇게 말한 바 있습니다.

야당은 그에 이어서 또다시 대통령이 지라시라는 말까지 꺼내서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하는 것은 새누리당 지도부와 검찰에 어떤 가이드라인을 주는 것 아니냐, 이렇게 비판하고 있는 것인데요.

[박수현/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 : 국민과 야당에게는 검찰수사를 지켜보라고 명령하시면서 대통령의 말씀 속에는 이미 검찰수사가 끝났을 때나 할 수 있는 말씀을 하고 계십니다.]

박 대통령이 직접 문건의 내용의 진위에 대해 지라시라고 규정한 상태여서 검찰로서는 이것을 뒤집는 결론을 내리기 힘들 것이다. 이런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새정치연합은 결국 현재 검찰 수사가 문건 유출 경위에 한정될 우려가 있다. 이렇게 보고 있는데, 이에 따라서 어제 정윤회 씨와 이재만, 정호성, 안봉근 비서관 등 모두 12명에 대해서 검찰에 고발, 수사 의뢰했습니다.

<앵커>

어쨌든 검찰 수사는 상당히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는 느낌인데, 검찰 쪽에서 그동안 수사를 해봤더니 정윤회 씨하고 청와대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을 비롯한 실세들이 식당에서 만나서 김기춘 비서실장 퇴진을 논의했다. 이런 것들이 문건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 모임은 없었다. 이렇게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검찰이 내일쯤 정윤회 씨를 고소인 자격으로 부를 예정인데, 정 씨를 조사를 하면 대략의 윤곽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만, 말씀하신 대로 정기적으로 핵심 비서진과 정윤회 씨가 만났다던 문건 내용은 신빙성이 났다고 검찰이 일단 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정 씨와 이 핵심 비서진들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을 분석을 한 결과, 이들이 만났을 것으로 추정되는 시간대에 같은 기지국 반경 안에 없었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하지만 조응천 전 비서관 등이 여전히 문건의 내용이 신빙성이 높다.이런 주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서 검찰이 최종결론을 어떻게 내릴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검찰 결론이 이번 사건의 분수령이 될 것은 틀림이 없습니다마는 관련 의혹들이 거기서 끝나지 않고 계속 갈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드네요.

<기자>

관련자들이 계속 그것에 대한 입을 열고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의혹들이 검찰 수사 이후에 쉽게 사라질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은 미지수로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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