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퇴근' 이근면, 공직개혁에 역발상 접목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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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맨' 출신으로 정부의 공직 혁신을 이끌어갈 수장에 취임한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의 파격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처장은 매일 비교적 이른 시간인 오전 7시 반에서 8시 사이에 출근하지만 특별한 일이 없으면 오후 6시면 '칼퇴근'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야근과 연장근무가 일상화된 중앙 정부부처의 근무환경을 고려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업무 스타일이라는 것이 주변의 평가입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공직 혁신과 공무원연금 개혁이라는 중대 국정과제를 이끌기 위해 신설된 조직의 초대 수장임을 감안하면 워커홀릭이라는 말을 들어도 모자랄 판에 칼퇴근이 웬말이냐는 말이 나올법한 파격행보입니다.

하지만 이는 업무 강도를 낮춰야 한다는 뜻이라기보다는 업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메시지로 보는 게 정확한 해석이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이 처장은 퇴근을 제때 하더라도 대신 근무 시간에는 업무 집중도를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고 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실제로 이 처장 스스로도 업무 파악과 각종 행사 등으로 연일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며 입술이 부르틀 정도라고 합니다.

이 처장은 주변에 "30년 넘게 삼성 생활을 하면서도 입술이 튼 적이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같은 행보는 조직 분위기에도 조금씩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직원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인사혁신처의 한 간부는 "아직 출퇴근 시간이 이전과 완전히 바뀐 것은 아니지만 조금씩 변화를 느끼고 있다"며 "직원들도 업무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이 처장의 톡톡 튀는 언행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평소 안경을 쓰는 이 처장은 색상과 디자인이 다른 안경 여러 개를 그날의 일정과 상황에 따라 바꿔쓰고 있습니다.

보수적인 공직 문화를 고려하면 상당히 파격적인 패션 실험인 셈입니다.

연설 역시 준비된 원고가 있더라도 참고만 할 뿐 현장 상황에 맞게 내용을 바꾸거나 더하고 빼는 일도 적지 않다고 인사혁신처 관계자들은 설명했습니다.

지난 4일 열린 공무원연금 합동설명회에서는 단상에 오르지 않고 일선 공무원들 바로 앞에서 연설을 하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연금개혁의 필요성을 설득하고 동참을 호소해야 하는 입장인데 단상에서 공무원들을 내려다보며 연설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이 처장이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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