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슈퍼 태풍 하이옌에 7천3백여 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필리핀 중부지역에 6일 대형 태풍이 또 상륙, 정전사태 등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ABS-CBN방송 등은 필리핀 기상당국을 인용해 태풍 하구핏이 마닐라 남동쪽 약 550㎞의 동사마르주 돌로레스에 상륙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태풍의 직격탄을 맞은 사마르 섬 일대에는 곳곳에 정전사태가 발생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이들 매체는 전했습니다.
중심 부근의 최대 풍속과 최대 순간 풍속이 각각 시속 175㎞와 210㎞에 달하는 하구핏의 영향으로 주변지역에 높이 4.5ｍ의 폭풍해일과 호우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당국은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최소한 50개 도시에서 폭풍해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주의보를 발령했습니다.
아울러 알바이와 카탄두아네스, 소르소곤, 마스바테 등 최소 30개 주에 태풍경보와 주의보가 내려졌습니다.
방재 당국과 기상청은 태풍 하구핏의 반경 600㎞ 이내에 최대 30㎜의 폭우가 내려 산사태와 홍수, 가옥 붕괴 등의 피해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관측통들은 태풍 하구핏이 당초 슈퍼태풍에서 3등급으로 강등되긴 했지만, 여전히 집중호우와 폭풍해일이 우려된다며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하와이 소재 합동태풍기상센터는 하구핏이 애초 시속 222.24㎞에서 203.72㎞로 세력이 다소 약화하긴 했지만 동사마르와 북사마르 등 주변지역에는 여전히 위협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구핏은 사마르 동단 해안에 상륙한 뒤 중부 농경지대를 휩쓸고 지나갈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하지만, 인구 천2백만 명의 수도 마닐라에는 애초 우려와 달리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기상 당국은 내다봤습니다.
당국은 태풍 하구핏이 오는 8일 루손섬 남서부 민도르 섬을 통과하면서 마닐라 주변지역에 비를 뿌릴 것으로 예보했습니다.
이에 앞서 해안과 저지대 등 취약지역 주민 65만 명은 주변의 학교와 교회, 대피소 등 공공시설로 긴급 소개됐습니다.
소식통들은 중부 세부지역에서만 20만 명이 긴급 대피하는 등 곳곳에서 긴박한 움직임이 이어졌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사마르섬 캇발로간에서는 건물 1층 높이의 해일이 발생할 것이라는 예보에 따라 1만 명의 주민들이 안전지대로 대피했습니다.
코라손 솔리만 필리핀 사회복지장관은 AFP통신에 필리핀 인구의 절반가량인 약 5천 명이 태풍의 영향권 안에 들어갈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애쿠웨더 글로벌 기상센터는 이번 태풍으로 3천만 명 이상의 주민들이 태풍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국적 항공사 필리핀항공과 세부퍼시픽도 중부와 남부지역을 오가는 항공편 약 100편의 운항을 취소했습니다.
필리핀 군 12만 명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비상대기 상태에 들어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