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이산화탄소 배출, 현 세대에 가장 큰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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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일회용 컵, 전기…. 일상생활에서 늘 사용하고 있는 것이지만 어느 것 하나 석유나 석탄, 가스 같은 화석연료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없다. 화석연료가 타면 어김없이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산업화 이후 화석연료 소비와 시멘트 생산 같은 인간 활동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탄소 수지 2014(Global Carbon Budget 2014)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전 세계에서 배출한 이산화탄소 양은 361억 3천 톤이나 된다. 연간 1인당 배출량은 5톤이다. 2014년에는 370억 톤 정도가 배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3년 국가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보면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이 가장 많은 100억 톤에 가까운 이산화탄소를 배출했고 미국도 50억 톤이 넘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다. 중국과 미국 두 나라가 배출하는 양이 전체 배출량의 42%나 된다. 한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6억 2천만 톤으로 세계에서 7번째로 많다.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에서도 한국이 연간 12.5톤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캐나다, 러시아 등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배출하는 나라 가운데 하나다. 국가별 그리고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다음 표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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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배출된 이산화탄소 가운데 얼마나 많은 양이 대기 중에 남아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것일까? 특히 지금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언제 쯤 온난화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칠까?

대기 중으로 배출된 이산화탄소 모두가 곧바로 지구 기온을 올리는데 기여하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탄소 수지 2014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에 대기 중으로 배출된 이산화탄소 가운데 29%인 106억 톤은 땅에 저장됐고 26%인 95억 톤은 바다가 흡수했다. 대기 중에 남아 지구 기온을 올리는 데 기여한 이산화탄소의 양은 땅과 바다가 흡수한 양 등을 제외한 158억 톤이다. 대기 중으로 배출된 전체 이산화탄소 양의 44%에 해당하는 양이다.

배출된 이산화탄소가 지구 기온을 올리는데 기여하는 정도도 시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최근 미국 카네기 과학연구소(Carnegie Institution for Science) 연구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기 중에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배출된 다음 약 10년이 지난 뒤에 지구 기온을 가장 크게 올릴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Ricke and Caldeira, 2014).

연구팀은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순환과 기후가 배출된 이산화탄소에 의해 변하는 정도, 바다와 대기의 열 교환과 바다가 열을 흡수해 저장하고 다시 배출하는 정도와 기간 등을 고려한 6,000 가지의 실험을 통해 대기 중으로 배출된 이산화탄소가 언제 지구 기온을 가장 크게 올릴 것인지를 계산했다. 계산결과 지금 배출한 이산화탄소가 온난화에 가장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는 배출된 지 6.6년부터 30.7년 사이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배출된 지 10.1년이 지난 뒤에 지구 기온을 가장 크게 올릴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아래 그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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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10년뿐 아니라 30년이 지난 뒤에도 이산화탄소의 영향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실험에서도 2% 정도는 100년 뒤에 영향이 가장 크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인간 활동으로 배출된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에 머물면서 온난화에 영향을 미치는 기간이 어느 정도가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있지만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는 100년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해양이 안정화돼서 해수면 상승이 멈추는 시점까지 고려할 경우 한번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영향은 이보다 훨씬 더 길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현재 배출하고 있는 이산화탄소로 인한 온난화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세대가 한참 후손일 것이라는 지금까지의 생각과는 달리 현재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세대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제시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일이 단지 미래 세대를 위한 것이 아니라 현 세대를 위해서 매우 중요한 일이라는 뜻이다. 특히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을 미뤄서는 안 된다는 뜻이 된다.

<참고문헌>

* Ricke, K., and K. Caldeira, 2014: Maximum warming occurs about one decade after a carbon dioxide emission. 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 9. doi: 10.1088/1748-9326/9/12/124002.

* Global Carbon Budget 2014

( http://www.globalcarbonproject.org/index.ht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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