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괴산 '왕소나무' 천연기념물 지정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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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태풍으로 쓰러진 괴산 왕소나무가 천연기념물에서 해제됐습니다. 600년 만에 마을의 버팀목을 잃은 주민들은 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장원석 기자입니다.

<기자>

바닥에 누워, 앙상하게 마른 둥치만 드러낸 괴산 왕소나무.

껍질도 모두 벗겨져 이제는 더 이상 600년 풍상을 견뎌낸 노송의 위용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지난 2012년 태풍 볼라벤으로 쓰러진 이후 다시 살리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회생불가 판정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문화재청은 더이상 문화재로서의 가치를 잃어 지정을 해제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괴산군 주민들은 수백 년 세월, 마을의 버팀목을 잃었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합니다.

[신현길/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송2리 이장 : 우리나라 사람 누구라도 와서 봐서 이런 나무가 있었다는 것, 상징적인 것을 느꼈으면 좋겠고요. 죽어서도 500년을 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때문에 주민들은 왕소나무의 자목이 자라고 있는 13그루의 소나무 군락을 도지정문화재로 보호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괴산 주민 570여 명의 서명이 담긴 탄원서까지 받았습니다.

하지만, 괴산군은 어찌 된 일인지 뒷짐만 지고 있습니다.

[괴산군 관계자 : 문화재청에서 문화재로서 가치가 없다고 지정 해제한 것을 우리가 뭐라고 가치가 있네 없네 따지는 것 자체가 웃긴 것이고요. 도지정 문화재로 지정해 달라는 것은 마을 주들의 뜻이고...]

무관심 속에 한낱 괴사목으로 남을 처지에 놓인 왕소나무.

주민들은 600년 동안 마을 수호신 역할을 해왔던 노송의 마지막 가는 길을 위해 오는 12일 고사를 올리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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