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미트 전 독일총리는 나치당원?…신간 논란

"독일군 강제징집 주장과 달리 열혈 나치당원"


독일에서 가장 사랑받는 정치 지도자 가운데 하나인 헬무트 슈미트 전 총리가 나치 당원이었다고 주장하는 신간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95세로 전직 총리 중 최장수를 누리는 슈미트가 젊었을 적 열렬한 나치당 지지자였다는 것이다.

3일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슈미트 전 총리는 2차대전 당시 징집병으로 독일군에 복무하면서 러시아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방전을 지켜봤으며 1945년에 영국군 포로가 됐다고 말해 왔다.

그러나 사빈 팜페린은 내주 공개될 저서 '헬무트 슈미트와 빌어먹을 전쟁'을 통해 슈미트가 열렬한 나치 지지자였다고 주장했다.

슈미트가 항상 말해왔던 강제징집과는 180도 다르다.

저자 팜페린의 주장은 독일 남서부 도시 프라이부르크의 독일군 자료실에서 새로 공개된 기록물에 근거를 둔 것으로 보인다.

기록물 중에는 상급 장교가 젊은 슈미트를 평가한 것도 들어 있다.

1942년도 것으로 추정되는 한 자료는 슈미트가 "흠잡을 데 없는 국가사회주의자의 행위"를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또 다른 자료에는 "국가사회주의 신념을 굳건히 견지하고 이 신념을 전파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기에" 강연 여행도 한 것으로 나와 있다.

슈미트는 재임 시절 '경제 기적'을 가능하게 한 다수의 금융정책으로 전후 독일을 유럽에서 가장 성공한 경제강국으로 변모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77년 적군파가 저지른 일련의 납치 살해 사건으로 공포감이 휩쓸었던 '독일의 가을'(German Autumn) 때에도 총리로서 잘 극복해 나갔다.

슈미트는 지난 1979년에 히틀러 집권 초기 "나치의 영향력 아래에 들어가게 됐지만" 일찌감치 환멸을 느끼고 반대편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 책은 벌써 독일에서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많은 사람은 저자가 추문을 들춰내 돈벌이를 하려 한다고 비난하기도 한다.

언론인 한스 조르그 펠레발트는 빌트지에 기고한 글에서 "슈미트의 기억들 사이의 오차와 그의 자서전의 부정확한 기술을 지적하는 것은 학문적으로 받아들일 만하다"며 "그러나 그가 한 번도 주장한 적이 없는 레지스탕스 활동을 난데없이 끌어들여 비난 소재로 삼는 것은 비열한 짓"이라고 꼬집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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