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겨울훈련', 비활동기간 바꾸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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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선수협(이하 선수협)의 강경한 대응으로 일단락된 듯하지만, 뒷맛이 좋지 않다. 정말 선수 모두를 위한 제도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다. 겨울훈련 금지는 차기 시즌을 준비하는 몇몇 선수들에게는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선수협과 구단, 그리고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한 번 더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

12월 1일부터 1월 15일은 단체 훈련이 금지된 비활동기간이다. 서재응 선수협 회장은 지난 2일 정기총회에서 “선수협에서는 12월 1일부터 1월 15일까지 재활 선수도 예외 없이 활동에 참가할 수 없도록 결정을 내렸다. 실제로 발견된다면 별도의 벌금이 나간다. 훈련은 구단이 시켜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구단이 벌금을 내게 될 것이다. 어느 팀인지도 공개하겠다”며 비활동기간에 구단이 주도하는 훈련을 금지시켰다.

덧붙여 서 회장은 “‘돈 많은 선수들은 항상 해외에 나가 훈련하는데 돈 없는 선수들은 훈련하지 못한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데 실제로 해외에서 훈련하는 선수들은 별로 없다. 선수협 선수들이 500명이 넘는다. 선수들 개개인을 대변할 수는 없다. 선수협이 어느 쪽으로 좋은 방향으로 가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다수결로 이야기를 했다”며 선수들 모두의 사정을 대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고, 다수결 원칙으로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프로야구 각 구단은 시즌 종료와 동시에 마무리캠프를 떠난다. 1군 주력 선수들까지 마무리캠프에 참가하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올해 한화는 예외 없이 1군 선수들도 마무리캠프서 강훈련을 했다. 캠프를 마친 후 한화 김성근 감독은 “12월에 훈련을 하지 않는 건 선수에게 어마어마한 손해다. (11월) 한 달 하고, (12월) 한 달을 놀게 되는데 그 사이 잃어버리는 시간을 어떻게 하느냐는 어렵다. 두 달이면 선수가 어마어마하게 바뀔 수 있는 시간이다. 그게 끊긴다는 게 아쉽다”고 안타까워했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수 년 동안 훈련과 휴식을 반복한 베테랑 선수의 경우, 혼자서도 맞춤형 트레이닝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하루하루가 다른 신예들은 혼자 훈련하는 것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지 않았다. 알아서 쉬는 법도, 훈련하는 법도 모른다. 김 감독 역시 “가능성 있는 어린 아이들은 계속 훈련하면 얼마든지 발전할 수 있는데 그게 아깝다”며 신예선수들을 걱정했다. 

비활동기간 공백기를 걱정하는 것은 김 감독 뿐이 아니다. 현직 지도자 A 코치는 “훈련 후 한 달 이상의 공백이 있으면 선수에게 좋지 않은 게 사실이다. 휴식도 필요하지만, 훈련에는 연속성이라는 게 있다. 때문에 열심히 했다고 해도, 긴 시간 동안 손을 놓아버리면 훈련 이전 상태로 돌아갈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A 코치는 비활동기간을 바꾸는 것을 제안했다. A 코치는 “시즌이 종료되자마자 한 달을 비활동기간으로 잡는 게 좋을 것 같다. 쉽게 말해 11월에 쉬고, 12월 중순 정도부터 훈련을 허용하는 것이다. 어차피 현재 대부분의 구단이 따뜻한 나라에서 마무리캠프를 치른다. 12월 중순부터 마무리캠프를 시작하면, 1월 중순부터 시작하는 스프링캠프와도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A 코치는 “선수와 코칭스태프 모두 가장 피로감을 느낄 때가 시즌 막바지다. 컨디션이 떨어진 상태로 마무리 캠프를 치르는 경우도 많았다. 차라리 시즌 종료와 동시에 비활동기간을 맞이, 한 달 이상을 푹 쉬고 정상 컨디션에서 마무리캠프를 시작하는 게 좋다고 본다. 비활동기간을 바꾸는 것은 선수협과 구단, 그리고 KBO가 논의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선수마다 시즌 종료 시점은 다르다. 포스트시즌을 뛴 선수들은 쉴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이 없는 시즌을 기준으로 삼으면, 10월 초에 페넌트레이스가 끝나고, 한국시리즈 또한 10월 안에 마무리된다. 즉, A 코치의 주장대로 11월에서 12월초를 비활동기간으로 잡으면 쉴 수 있는 시간도 지금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시상식 또한 이시기에 열린다. 비활동기간에 가벼운 마음으로 시즌을 마무리하고, 12월 중순부터 차기 시즌 준비에 들어가는 것이다.

머리를 맞대면 방법은 나오기 마련이다. 겨울훈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수협과 각 구단, 그리고 KBO가 한 자리에 앉아야 할 필요가 있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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