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로 거론되는 정윤회 씨가 이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 씨는 오늘(3일) 이 의혹을 보도한 세계일보 담당 기자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하면서 자신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를 통해 이 같은 입장을 취재진에 전달했습니다.
이 변호사가 취재진에 배포한 보도 참고자료에서 정씨는 "세계일보의 보도 내용은 사실무근이며 검찰 수사에서 명명백백하게 밝혀질 것으로 믿는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보도 내용이 (본인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사회적 존립을 곤란하게 해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하고 있다"면서 "검찰이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해 각종 의혹과 낭설이 소멸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민간인으로서 법에 호소하는 길만이 진상을 밝히고 땅에 떨어진 명예와 자존감의 일부라도 회복할 수 있다고 판단해 부득이 고소하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정 씨는 자신이 비선 실세로 청와대 비서관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인사 등에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라고 이 변호사는 전했습니다.
이 변호사는 정 씨의 명예를 치명적으로 침해하는 보도 내용 중 하나로 자신이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교체설을 세간에 유포했다는 의혹이라고 지목하기도 했습니다.
정 씨는 자신의 통화기록을 포함해 의혹을 해명하기 위한 일체의 자료를 검찰에 직접 제출할 계획이라고 이 변호사는 설명했습니다.
정 씨는 이재만 총무비서관 등 '청와대 비서관 3인방'과 2007년 이후 한 번도 연락한 적이 없다고 했다가 지난 4월, 그리고 최근 문건 유출 파문 이후 등 2차례에 걸쳐 이 비서관과 통화한 사실을 시인한 점에 대해서도 이 변호사를 통해 해명했습니다.
이 변호사는 "국정 운영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절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법으로 얘기하다 보니 '한 번도 연락한 적 없다'는 표현을 썼는데, 다시 기억해 보니 전화통화를 한 적이 있었다고 (정 씨가) 말하더라"고 전했습니다.
이 변호사는 "본인의 통화기록이 다 있으니 이런 의혹은 모두 다 해소될 것"이라며 "만약 청와대 비서관 등과 정기적으로 만났다고 주장하려면 만난 시간과 장소 등을 밝히는 게 먼저일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