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재판소, 쓰레기 불법매립 이탈리아에 사상 최고 벌금


이탈리아가 독성물질을 포함한 쓰레기를 불법 매립해 오다가 유럽연합(EU) 최고 법원이 회원국에 부과하는 사상 최고액의 벌금을 물게 됐다.

유럽사법재판소(ECJ)는 2일(현지 시각) 이탈리아의 환경규정 위반과 관련해 4천만 유로(약 552억9천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법원은 이탈리아 정부가 암 등을 유발하는 독성물질이 포함된 쓰레기 불법 매립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6개월마다 4천280만 유로의 벌금을 추가로 물리겠다고 경고했다.

이탈리아에서는 마피아가 뒤를 봐주는 비양심적 기업들의 산업폐기물 불법 배출이 큰 논란거리다.

기업들의 검은 이해관계와 조직범죄, 비효율성 등이 뒤섞이면서 생활쓰레기부터 독성 산업물질에 이르기까지 불법 쓰레기 투기가 이탈리아 전역에서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빈곤한 남부 지역을 비롯해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에서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 3대 미항인 나폴리 인근의 카모라 마피아 근거지인 캄파니아는 악취가 진동하는 쓰레기 더미와 검은 연기를 수시로 내뿜는 불법 소각장이 곳곳에 흩어져 있다.

이탈리아는 새 소각로와 친환경 쓰레기 처리장을 건설하거나 다른 지역이나 독일, 스페인 등으로 쓰레기를 옮겨 처리하는 비상조치를 강구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유럽사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은 불법 매립장을 없애라는 2007년의 법원 결정에 대한 이탈리아의 항소를 지난달 기각한 데 뒤이은 것이다.

재판부는 "EU 규정을 위반하는 매립장이 아직도 198곳에 달하며, 이 가운데 14곳은 극독성물질 규정도 어기고 있다"며 "매립장 운영을 단순히 중단하거나 흙 등으로 덮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안 루카 갈레티 이탈리아 환경부 장관은 "이번 벌금은 우리가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오래되고 위험한 쓰레기 처리 방식에 부과된 것으로서 단 한푼도 낼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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