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에 맞서 총든 이라크 야지디족 소녀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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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북부 신자르산 부근에 터를 잡고 사는 야지디족은 '이슬람국가'(IS)의 광풍에 참극을 당한 대표적인 소수민족으로 꼽힙니다.

IS는 올해 8월 초 야지디족이 사는 니네베주 신자르 지역을 손에 넣었고 이들에게 이슬람교로 개종을 강요하고 이를 거부하는 주민을 대량 학살했습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IS는 야지디족 여성 수백명을 인신매매하거나 조직원과 강제로 결혼시켰는가 하면 성폭행을 자행했습니다.

다행히 IS의 손아귀에서 벗어난 부족민 2만∼3만명은 뿔뿔이 흩어졌고 상당수가 인근 이라크 쿠르드족 자치지역으로 옮겨 목숨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가족을 비참하게 잃은 슬픔과 분노는 IS에 맞서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총을 잡게 했습니다.

아랍에미리트(UAE) 현지 일간지 더내셔널은 2일(현지시간) 야지디족 소녀 약 200명으로 구성된 '신자르 저항군' 부대에 대한 현장 르포 기사를 실었습니다.

이 부대 교관은 15세부터 22세의 야디지족 여성으로 구성됐다고 설명했지만 기자는 "13세 정도밖에 되지 않아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이 부대는 신자르산에 가까운 쿠르시 계곡에서 터키 반군세력인 쿠르드노동자당(PKK)에서 보낸 여성 교관에게 훈련받고 있습니다.

15세라는 쿨 바헤르는 "우리는 가장 어린 전투원이지만 우리의 의지는 싸우기에 충분하다"며 "가족 같은 야지디족 여성들이 IS에 끌려갔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과 싸워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들 소녀부대는 지급된 AK-47 소총으로 사격훈련은 물론 수류탄 투척 훈련도 받습니다.

PKK 출신 교관이자 이 부대의 지휘자인 하데르는 "이들이 남자 못지않다"며 "가족의 허락을 맡고 미성년자가 군사훈련을 받는 건 흔한 일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들 소녀부대가 처음엔 IS에 맞서 PKK 부대의 후위에서 엄호하는 역할을 하다 전투 경험이 쌓이면 PKK의 지휘를 받지 않고도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강성 무장 노선을 고집하는 PKK가 야지디족이 생계를 의탁하는 이라크 쿠르드족을 비롯해 대체로 환영받지 못하는 세력인 탓에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한다고 이 일간지는 전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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