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식 먹는 선배' 대신 술 취해 어린아이 수술 '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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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말 황당한 일이 벌어 졌습니다. 레지던트 1년차 의사가 야간에 술에 취해서 어린아이를 시술한 것입니다.

정경윤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28일 밤, 병원 응급실 앞에서 환자 가족이 의사와 실랑이를 벌입니다.

[환자 가족 : 한번 해보세요, 불어 보시라고요.]

음주 감지기에 입김을 불자, 술을 마셨다는 신호가 울립니다.

[알코올을 섭취하셨다는 거예요. 환자 생명을 살린다는 사람이 술 먹는다는 게, 당신이 의료인으로 양심이 있는 사람이에요?]

집에서 넘어져 턱이 찢어진 아이를 안고 다급하게 병원을 찾은 부모는 위생 장갑도 안 낀데다 눈에 초점을 잃고 실수를 연발하는 이 씨를 보며 어이가 없었습니다. 

[딱 보면 알 정도였어요. (의사가) 눈이 좀 풀려 있었어요. 실도 제대로 못 맞추는 분인데, 주변에서도 신고하라고 했어요.]

보다 못한 가족들이 경찰을 불러 음주 사실을 확인했고, 그제서야 병원은 다른 의사를 불러 시술하도록 했습니다.

당직이 아니었던 레지던트 1년차 이 씨는 금요일 밤 선배 의사들과 술을 마시고 병원에 돌아온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당직이었던 레지던트 2년 차 의사가 야식을 먹고 있어서 이 씨가 응급실에 갔던 것이라는 게 병원의 해명입니다.

병원들은 의료 사고가 나도 밤이라 어쩔 수 없다면서, 환자들이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 전까지는 의료진의 책임을 거의 묻지 않습니다.

[김양균/경희대 의료경영학과 교수 : 의료인의 품위 손상 정도로 해서 자격 정지 정도로 나게 되는데, 이런 부분도 대해서도 조금 의료법이나 의료법 시행령에 사례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사고를 낸 병원은 뒤늦게 해당 의사를 파면하고 관계자 10여 명을 보직 해임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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