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대 등판' 결단 임박 속 막판 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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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의 유력한 차기 당권주자인 문재인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를 놓고 마지막 고민에 빠졌습니다.

내일(2일) 예산국회 종료, 8일로 예상되는 전대 준비위원회의 전대 룰 마련 등 정치 스케줄을 감안하면 그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아있지 않습니다.

문 의원이 마지막까지 출마에 관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을 두고 경쟁자 측에서는 당권과 대권 경쟁 구도를 동시에 염두에 둔 행보라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차기 당권경쟁이 일찌감치 '문 대 비문(비문재인)' 구도로 짜여진 가운데 그의 등판 여부에 따라 판 자체가 요동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의 '입'에 야권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입니다.

당내에서는 문 의원의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가 팽배합니다.

하지만 정세균 박지원 의원 등 다른 비대위 멤버들이 출마 결심을 굳히고 채비를 서두르고 있는 것과 달리 문 의원은 확답을 유보한 채 막판 장고 모드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야권의 심장부인 호남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고민스럽다. 아직은 어느 쪽으로도 결정하지 않았다"며 "개인을 앞세우지 않고 당에 도움될 것인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친노계의 한 핵심 인사는 "그동안 전대 출마에 대한 '생각' 자체를 미뤄온 만큼, 독배를 들어야 할지 말지의 최종 결심을 앞두고 마지막 고민에 들어간 것"이라며 "금주초부터 안팎의 인사들을 두루 만나며 생각을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의원 주변에서는 차기 총선 승리와 당 혁신 등을 명분으로 한 출마 주장이 우세한 가운데 자칫 대선가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등 점에서 '대권도전 직행론'도 여전히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의원의 의지와 상관없이 전대 구도가 '문 대 비문'의 대결 전선으로 흘러가면서 그의 탈 계파 시도에도 불구, 계파 대리전의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는 것도 고민스러운 부분입니다.

한 인사는 "국민에게 희망과 비전을 보여주는 전대가 돼야 하는데 친노(친노무현)니 비노(비노무현)니 갈등구조가 부각되는데 대해 문 의원의 우려가 크다"고 전했습니다.

비노발 '호남 신당론'이 문 의원에 대한 견제·압박용 성격이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야권의 텃밭인 호남 바닥 민심에 비노 정서가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는 것도 문 의원으로서는 부담요인으로 꼽힙니다.

여러가지 고민의 지점 속에서 문 의원의 출마 문제와 관련해 미묘한 기류변화가 생기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지만, 여전히 출마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문 의원이 불출마를 결단할 경우 친노 진영으로선 마땅한 대안찾기도 녹록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문 의원의 결단 여하에 따라 비노 진영에서 대항마로 염두에 두고 있는 김부겸 전 의원과 박영선 전 원내대표의 행보도 상관관계를 가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됩니다.

김 전 의원은 "이대로 가면 당이 치명적인 상황"이라며 "내가 당을 살리는데 도움이 될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 시간을 좀 더 달라"고 말했습니다.

원내대표 사퇴 후 이어온 침묵을 깨고 최근 활동을 재개한 박 전 원내대표는 오는 8일에는 비대위원장 시절 외부위원장으로 영입하려다 당내 파문을 일으킨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가 토론자로 참석한 가운데 '왜 오픈프라이머리인가' 토론회를 갖는 등 보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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