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연기금, 저수익에 헤지펀드 투자 중단 줄이어

국민연금 '헤지펀드 투자 저울질'에 불똥 튈지 주목


국민연금이 내년 헤지펀드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작 미국 최대 연금펀드 등 해외 주요 연기금들은 부진한 수익률 때문에 헤지펀드 투자를 중단하는 추세여서 눈길을 끈다.

해외 연기금이 헤지펀드에 등을 돌리는 것은 다른 자산에 투자한 결과보다 헤지펀드 수익률이 부진하면서도 수수료 부담은 크고 상품 구조도 복잡하기 때문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와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공무원 퇴직연금 캘퍼스(CalPERS)는 지난 9월 헤지펀드에 대한 투자 중단을 선언했다.

캘퍼스는 2002년부터 최근까지 12년간 헤지펀드에 투자해왔다.

최근 헤지펀드에 대한 투자 비중은 캘퍼스 총 자산의 1.4%(40억달러·한화 4조4천억원)였다.

캘퍼스가 헤지펀드 투자를 중단한 가장 큰 이유는 부진한 수익률이었다.

올해 들어 캘퍼스의 전체 투자수익률은 18.4%로 집계됐다.

그러나 자산별 수익률을 살펴볼 때 이 기간에 캘퍼스가 헤지펀드에 투자해 거둔 성과는 7.1%에 그쳤다.

캘퍼스의 과거 3년간 자산별 수익률을 따져봐도 헤지펀드(3.8%)의 성과는 미국 주식(17.5%), 사모펀드(15.3%), 해외주식(8.5%), 채권(5.9%) 등 다른 자산에 투자해 거둔 성과에 비해 낮았다.

수수료 부담도 캘퍼스가 헤지펀드 투자를 중단한 이유 중 하나다.

안남기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헤지펀드는 운용보수가 2% 내외, 성과보수가 20% 수준으로 수수료 부담이 상당하다"면서 "큰 이득 없이 헤지펀드 수수료 지급 규모만 증가했다"고 말했다.

부진한 수익률 및 수수료 부담과 더불어 헤지펀드 선정 과정의 불투명성과 복잡한 상품구조 등도 해외 연기금의 적극적인 헤지펀드 투자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최근 캘퍼스뿐 아니라 미국 6대 연금 중 하나인 텍사스교원퇴직연금도 헤지펀드 투자 비중을 9%에서 8%로 낮추기로 했다.

앞서 지난 6월 영국 런던연금펀드(LPFA)도 헤지펀드에 대한 투자분을 회수했다.

안 연구원은 "국내 기관투자자들도 해외 투자전략을 마련할 때 해외 기관들의 투자전략 변화와 헤지펀드를 대체할 신상품 추세 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내년부터 대체투자의 일환으로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민연금이 투자할 수 있는 대체투자 대상에 헤지펀드, 해외 부동산투자회사(리츠), 원자재 펀드 등은 빠져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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