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나영석 PD, “다양성, 공존…저와 케이블 TV의 공통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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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TV가 지상파의 재방송 채널, 혹은 지상파 방송의 트렌드를 뒤쫓는 채널이라는 말은 이미 옛말이다.

어느덧 성년이 된 ‘동생’ 케이블 TV는 참신한 소재, 톡톡 튀는 개성을 바탕으로 수준 높은 프로그램들을 잇달아 선보이며 ‘형님’ 지상파 방송을 위협하고 있다. 케이블 TV 20주년을 맞아 케이블 TV의 약진을 주도하며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나영석 PD를 만났다. 

케이블 TV, 목마름 해결해 준 곳

지상파 대표 예능 콘텐츠인 ‘1박 2일’. 그리고 최근 케이블 TV 대표 예능 콘텐츠로 급부상한 tvN의 ‘꽃보다 oo’ 시리즈와 ‘삼시세끼’.

위 프로그램들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나영석 PD가 연출을 맡은 프로그램이라는 점이다. 지상파 최고의 예능 PD에서 케이블 TV의 마이더스의 손으로 거듭나기까지 그는 늘 방송가 이슈의 중심에 서있다.

지상파에서 케이블 TV로의 이직이 뉴스가 되었을 만큼 그의 행보 하나하나는 방송가의 관심사다. 오랜 기간 인프라를 구축해 온 지상파 방송에 비해 제작환경이 다소 열악할 수도 있는 만큼 어려운 점도 있을 터. 하지만 지상파와 케이블간의 비교와 우려 섞인 시각에 대해 나영석 PD는 우문현답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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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업계로 이적해보니 보다 유연하게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더군요. 몇 회까지 언제까지 해야만 한다는 압박도 없고 여건에 따라 잠시 쉬었다가 재개할 수도 있고, 시즌제로 운영할 수도 있죠. 지상파에서 5년 동안 한 개의 프로그램을 한 것에 비해 케이블에서는 벌써 여러 개의 작품을 했어요.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할 수 있다는 것, 케이블 TV는 PD로서의 목마름을 해결해 준 곳이기도 합니다”

나 PD는 특히 지상파와 케이블의 차이는 거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상파가 케이블보다 낫겠지’라는 막연한 정서적인 인프라 차이일 뿐이라는 것. 오히려 그는 아이디어와 기획력을 마음껏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케이블 TV가 지상파보다 낫다는 평가도 했다.

자유로움 속의 따뜻함

‘1박 2일’ 그 이후 케이블 TV에서 맞이하는 나날들. 나영석 PD의 연출력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그는 CJ E&M 이적 후 ‘꽃보다’ 시리즈를 연이어 흥행시켰고, 현재 ‘삼시세끼’로 순항 중에 있다.

그렇다면, ‘나영석’이라는 브랜드는 케이블 TV를 만나 어떻게 꽃을 피웠을까. 그는 자유로움과 따뜻함을 꼽았다.

“사실 제 프로그램은 뻔해 보일 정도로 보편적인 이야기들이에요. 효도관광을 다녀온다던지 시골 텃밭을 일구는 것처럼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들이죠. 극적이거나 드라마틱하지는 않지만 보편적 정서 속에서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게 주효한 것 같아요. 특히 모나지 않는 따뜻함을 추구하는 만큼 시청자들도 편하게 시청하면서 공감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영석’이라는 브랜드를 관통하는 또 한 가지의 키워드는 바로 사람이다. 나 PD는 큰 틀에서의 밑그림만 그릴 뿐, 프로그램 속에서 출연자들을 자유로이 뛰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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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팅할 때 네임 벨류나 예능감은 크게 고려하지 않아요. 중요한 건 주관과 개성이 있느냐는 점이죠. 저와 함께 해 온 출연자들은 재미있는 사람은 아닐지언정 진정성을 보인 분들이에요. 매 상황 매 순간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진정성이 공감을 얻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20주년, 이제는 케이블 TV 시청자들에게 보답할 시간

그동안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나영석 PD. 그의 다음 행선지 역시 ‘사람’, 그리고 ‘공감’이다. 그리고 그것은 20주년을 맞은 케이블 TV가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과도 궤를 같이 한다.

“사람냄새 나는 예능, 이 점은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거창한 의미로서 앞으로의 계획이라는 건 없어요. 당장 내일의 방송환경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데 막연하게 몇 년 뒤엔 무엇을 하겠다고 생각하는 건 무리죠. 저의 관심사는 항상 오늘, 그리고 현재입니다. 현재에 최선을 다하면 내일의 영감을 불러올 수 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케이블’이라는 단어는 지상파와 대비되는 단어가 아닌 ‘지상파 등 여러 매체와 공존하는 다양성을 지닌 채널’이라는 의미가 될 것 같습니다”

케이블 TV가 향후 다양한 소재와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방송이 될 것 같다는 전망을 내놓은 나영석 PD. 그는 케이블 TV 시청자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케이블 TV가 20주년을 맞이했는데, 저는 케이블로 온 지 2년 밖에 되지 않았어요. 제가 몸담기 전 18년간 묵묵히 땀과 열정을 바치신 분들 때문에 여기까지 온 것이죠. 무임승차한 것 같아 죄송한 마음입니다. 아울러 지상파 방송 위주 환경에서 케이블 TV를 선택하고 시청해주신 시청자들이 있어 케이블 TV가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시청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런 만큼 이제부터는 저와 케이블 TV 종사자들이 보답할 시간입니다. 앞으로도 더 많이, 더 재미있게 케이블 TV를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재윤 선임기자)

<사진제공= 한국케이블TV협회(KC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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