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부세 감소…충북 일부 지자체 감액 예산 편성


충북 보은군이 최근 군의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보다 202억원(7.25%) 줄어든 2천586억원이다.

해마다 규모가 커지는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편성 관행에 비춰보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군은 중앙과 도에서 주기로 한 국·도비를 반영하면 최종 감액 폭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지방교부세가 줄어든 만큼 감액 예산 편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세입 예산의 40%를 웃도는 교부세가 내년에 50억원 가량 줄어들 전망이어서 재정규모를 그만큼 줄일 수밖에 없다"며 "이에 맞춰 허리띠를 졸라매는 긴축 예산을 편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에서 주는 교부세가 줄어들면서 충북 도내 일부 지자체가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감액해 짜고 있다.

증평군은 올해(1천792억원)보다 2.5%(45억원) 줄어든 1천747억원 규모의 새해 예산안을 편성했다.

군은 교부세 수입이 줄고, 올해 편성한 지방채 차환액(60억원)이 내년 예산에 반영되지 않은 점 등을 감액 예산 편성의 배경으로 꼽았다.

이곳의 지방채 차환은 2009년 교부세 감소로 발행한 지방채를 이자율이 낮은 채권으로 전환한 것이다.

진천군의 내년 예산규모도 3천213억원으로 올해(3천198억원)보다 0.4%(15억원) 줄었다.

이곳 역시 교부세가 줄어들고, 올해 광혜원 소재 군유지를 국가대표 선수촌에 팔아 42억원의 세외 수입을 거둔 것만큼의 대체 수입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정부가 지자체에 주는 교부세 규모는 소득세, 법인세, 주세, 영업세 등 내국세의 19.24%로 정해져 있다.

그러나 지난해 경제성장 둔화 등으로 세수가 세입 예산에 못 미쳤고, 이 때문에 생긴 결손분을 정부가 내년 교부세에 반영하기로 하면서 지자체의 재정난이 심화하고 있다.

보은군의 한 관계자는 "내년 교부세는 2.5% 인상되지만, 지난해 세수 결손분 6.8%를 반영할 때 지원받는 총액은 오히려 줄게 된다"며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는 감액 예산 편성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세입 감소에도 나머지 시·군의 예산규모는 커졌다.

통합 청주시는 지난해 청주시와 청원군 예산을 합친 액수(1조8천420억원)보다도 6.6% 늘어난 1조9천628억원을 편성했다.

또 충주시는 올해 애초 예산보다 3.14% 증가한 7천501억원을, 제천시는 4.26% 늘어난 5천671억원을 각각 편성했다.

이밖에 음성군(4천436억원), 영동군(3천493억원), 옥천군(3천334억원), 괴산군(2천939억원) 등도 올해보다 3.1∼8.1% 늘어난 규모로 새해 예산안을 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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